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뉴로그림 노운 Jul 21. 2022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우주의 미물  



나는 누구인가에서 시작된 사유의 흐름이 여기까지 흘러왔다. 과거의 나를 마주하고, 좋아하는 것들에 이유를 할당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수집하며, 완벽하려 하였지만 완벽할 수 없었던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았다. 그래서, 나는 누구이며, 여긴 어디인가. 그대는 답을 찾아내었는가. 아니오, 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사옵니다. 첫 글에서 설명한 나에서 별반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약간의 깨달음은 얻을 수 있었다.


마음대로만 되는 일은 없다. 완벽한 사람이란 없다. 어차피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은 애초에 버리는 것이 낫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면 된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그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로 한다. 우주의 미물과도 같은 나의 존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주 제한적이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원망을 외쳐봐야,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들어주는 존재는 없다. 다만, 나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에 집중할 뿐이다. 행복은 여기서 시작된다.


재난이 일어난다고 치자. 내가 선택한 일이 아니다.

암에 걸렸다고 치자. 내가 선택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러 불행이라 생각되는 환경 속에서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있을 것이다.

재난 속에서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기를 선택할 수 있고, 희망을 볼 수도 있으며,

암에 걸렸어도 완치가 가능한 암임에 감사하며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치료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아는 언니가 모친상을 당해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어머니를 상실한 슬픔에 눈가는 촉촉했지만 언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야. 예고된 죽음이었기에, 준비를   있었어. 교통사고 같이 갑자기 떠난  아니라 다행이지 뭐야."  투병 중인 엄마를 간병인에게 맡겼다가 갑자기 어떤 촉이 와서 여름휴가를 엄마 간병에 몰아 썼다고 한다. 일주일 동안 엄마를  없이 보고 24시간 내내 간병을 했던 언니는, 눈이 얼얼해진 내게 담담히 말했다. 슬픔의 크기를 감히 내가 가늠할 수는 없겠지만 불행 속에서도 긍정을 이야기하는 언니가 고마웠다. 위로를 하러 갔다가 왠지 위로를 받고  느낌이었다.


지금도 나는,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사유하는 나를 장착하였다. 글을 쓰는 나를 덧입혔다. 나란 존재는, 몇 가지 말로 설명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완벽한 모습도 있지만, 허술한 모습도 많으며, 웃는 얼굴도 있고, 우는 얼굴도 있다. 하지만 삶의 태도에 있어 매사 긍정을 장착하려 노력할 것이며, 행복을 추구하고, 계속하여 좋아하는 것을 수집하며 켜켜이 나를 쌓아갈 것이다.



이전 15화 시기에 맞는 발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