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뉴로그림 노운 Apr 21. 2022

나는 세상에서 내 글이 제일 재밌다

브린이의 글쓰기



이 글을 보는 당신은 매우 웃기겠지만 사실이다. 나는 정말 내 글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 계속 읽고 곱씹고 낄낄댄다. 와, 이건 내가 생각해도 글이 잘 나왔어, 자화자찬할 때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지 않을 때의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나면 가끔 손발이 오그라들면서 내 글을 모두 숨기고 싶어질 때도 있다. 아 왜 나는 필력도 되지 않으면서 작가 신청을 했으며, 수준에도 맞지 않은 글을 쓴답시고 매일 이렇게 글을 쓰고 올리고 했을까. 글쓰기의 기본도 되어 있지 않으면서, 공부 좀 했다지만 언어 영역이 세상 제일 점수가 안 나왔던 인간이었으면서, 뭔 글쓰기 연습이라는 건지.


그런데도 가끔 내 '작가의 서랍'을 들여다보거나 '뉴로그림'의 글들을 구경하노라면, 세상 재밌다. 세상에서 내게 가장 관심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이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으므로.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하나 곱씹으며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지는 않는다. 책을 사서 볼 때는 한 문장씩 곱씹어 보기도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후루룩 읽는다. 남들도 내 글을 보면서 마찬가지로 힐끔, 읽을 것이다. 클릭조차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엄청 부담을 가진 채 글을 쓰지는 않는다. 사실 남들은 내게 크게 관심이 없다. 나만 내게 지대한 관심이 있을 뿐.


아이가 작년에 쓴 자신의 일기장을 보면서 낄낄대고 좋아했다. 물론 엄마인 내가 봐도 재밌다. 틀린 글자를 보는 것도 귀엽고, 별 내용 없는데 칸을 겨우 채워 놓은 것도 귀엽다. 최측근인 나이니 망정이지, 사실 남들은 관심조차 없겠지. 기승전결 다 무시하고 똑같은 말의 반복만 나열되어 있을지라도, 우리들의 이야기에 우리들은 서로 즐겁다. 문학적 가치가 없어도 내 이야기, 내 일기였으니까 당연하다. 내 브런치도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제일 재밌게 볼 수 있는 '작년에 내가 쓴 일기장' 같은 느낌도 든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함께 재밌어해 주면 더 좋겠지만.


한편으로는 나중에 언젠가 몇 년이 흐르고 나서, 내가 브런치에 쓴 예전 글들을 읽으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과 함께, 나의 사소한 행동과 글귀를 후회하며 이불 킥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모든 글을 발행 취소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일 매일 글쓰기를 지속해보려 한다. 여름쯤이면 목표의 디데이가 될 것이다. 디데이까지 나는 내 글을 보며 비교하지 않으며 낄낄대고 좋아하려 한다. 쓰다가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면 더 좋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