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

by 느루 작가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내가 멈추고 싶대도
무심하게, 각박하게 흘러가버린다.

시간을 야속해 하는데,
지내보니 시간만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게 아니었다.
시간따라 사는 사람 모두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당연하게 있을 줄 알았던 사람들이 곁을 떠나고

잠깐만, 시간 나면 갈게..
당연한 줄 알았던 약속을 못 지키게 되고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하게 됐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살아보니 당연한 것들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당연한 것들이 생기고 나니,
나는 혼자 설 줄 모르면 살 수 없단 걸 깨달았다.
정신으로 깨우치기 전에, 이미 몸이 깨달은 것 같다.



내 세상은 내 눈으로 보고, 내 시간으로 흐른다.
결국 나는 내 중심으로 세상을 굴릴 수밖에 없다.

홀로 남겨지는 것이 두려워

자꾸만 관계에 집착하던 나는
이제 홀로 남기 위해 관계를 흘려보내버린다.

이건 또 다른 방식으로 나를 지키는 것임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아픔이 짙어도 야속한 시간 때문에 잊혀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일도 그 야속한 시간이 다 보내준다.

두렵고 지치고 힘든 누구든지

각자의 시간 속을 살고 있으니
자기 삶을 살자.
내 삶을 만들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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