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겨울이 가장 좋다는 내게
누군가 물었다.
뭐가 좋아?
추위 잘 타면서
밖에 잘 나가지도 않으면서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찬찬히 그 이유들을 말했다.
추워서 마음이 허전해도
몸이 쓸쓸해도
추워서 그런가보다 해
눈 내린 세상은 참 고요해
저마다 색을 가진 것들이
하얗게 덮여서 같은 색이 돼
그렇게 온통 하얀 세상엔
오직 지나간 자국들만이 남아
그리고 그 자국 위로 길이 생겨
아, 결국 다 같은 길 위에 사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쌓인 눈 위에는
이따금씩 천사도 생기고
귀여운 눈사람도 생기지
겨울이 오고 나면
꼭 내가 동화속 인물이 된 거 같아.
그래서 나는 겨울이 좋아.
주인공이 아니래도,
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