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고 싶은 사람의 일기

by 느루 작가

차디 찬 바닥에 웅크려 누우면
나는 그제야 세상에 홀로 남은 것 같이 느꼈다.

왜일까 따뜻함을 바라면서도 차가운 기억만을 안고 살려고 한다.

그 따뜻함이 식어버리면,
그 행복감이 사라져버리면,
그렇게 되면 내가 고장날까봐 두려운 걸까?

차디 찬 바닥에 웅크려 누워도
세상에 나 하나만 남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 또 혼자 숨죽여 눕고는 두 눈을 감았다.
관계를 잃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에서 나 스스로의 선택으로 상대와의 거리를 넓히려고.

상대는 상상도 안 했을 상처를 스스로에게 입히며 거리를 멀리한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혼자가 되리라 다짐한다.

오래토록 고치치 못하는 이 끔찍한 굴레 속에 머물면서도, 사회 생활을 하며 다져진 나의 다양한 모습들이 가끔은 가시가 되어 나를 찌른다.

완전한 나를 지키지 못해서 나는 더 아파지는 걸까.
이제 나의 감정에 그만 놀아나고 싶다.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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