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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Jan 13. 2021

가면 뒤에 숨겨진 나를 찾아서

애니)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중학교 2학년의 일기장을 펼쳐 들었다. 거기에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접했던 이 애니메이션의 이야기가 있었다. 일기에는 단순히 이 애니메이션을 봤다는 이야기만 적혀있었지만, 그로 인해 영감을 받아 이 리뷰를 쓴다.

 흔히들 중2병이라고 하여 이 시기 삶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는 등 철학적인 세계로 빠져든다고들 하는데, 그런 시기여서인지 보면서 곱씹고 또 곱씹었던 기억이 난다. 한 번 다 보고, 또 시간이 지나 다시 보고를 반복하였다. 그만큼 다소 심오한 주제들에 대해서 다루었던 애니였다.


 오늘 그런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루는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주인공인 여고생 미야자와 유키노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밖에서는 모범생이고 공부도 잘하며 예쁘게 꾸미고 다니지만, 집에서는 괴팍한 성격에 제멋대로이며 추리닝만 입고 산다. 이유는 남들에게 칭찬받고 싶어 하기를 좋아하기 때문. 애니를 처음 볼 때는 몰랐지만, 지금 글을 쓰면서 보니 미야자와도 자기애적(narcissistic) 성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르시시즘에 대해서는 워낙 널리 알려져 있고,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니 또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어쨌건 미야자와는 우연한 계기로 다른 엄친아인 남주 아리마를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와의 연애 및 다른 친구들과 교제를 통해 가면 속에 숨겨진 진정한 나에 대해서 찾아간다는 내용의 애니이다.


 그렇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바로 가면(persona)과 숨겨진 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중 주인공처럼 우리들은 사회에 살아가기 때문에, 모두들 정신적 가면인 페르소나를 쓰고 살아간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동양 문화권에서는 사회의 압박 정도가 좀 심하기 때문인지 페르소나를 강하게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좀 많은 것 같다. 단지 사회와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 결과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진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깨닫지도 못한 채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급급하게 된다.
 숨겨진 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원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처럼 자기애적 성격을 지닌 사람은 칭찬받는 것이 좋기 때문에 어떻든 간에 칭찬받을 수 있는 위치의 삶을 살면 좋을 것이고, 내가 남을 도우면서 사는 것을 좋아한다면 베풀 수 있는 위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 내가 좋아하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비슷비슷한 삶을 살다가 뚜렷한 만족을 얻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너무 가면 속에 갇혀있지 말고, 그 속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엿보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는 것이 좋다. 최대한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싫은 것을 몸과 마음 상해가면서까지 억지로 하지 말자.
 
  행복하려면 나를 똑바로 아는 것이 먼저다. 그것은 내가 무슨 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지, 어떤 향기를 좋아하는지와 같은 사소한 것에서 출발해도 좋다. 그런 것들이 진정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것들이 모여 진정한 내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작품은 주인공이 나를 찾아가는 과정도 볼 만 하지만, 연출하며 ost도 좋은 작품이다. 단순 여고생의 연애물로 치부하기보다는 한번 봐보는 것을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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