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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Jan 12. 2021

악을 향한 폭력은 정당한가?

웹툰) 비질란테

 비질란테가 끝을 맺었다. 경찰대생인 주인공이 밤에는 베트맨이 되어 범법자들을 때려죽인다는 충격적인 소재로 나의 이목을 끈 이후 완결을 기다리게 하던 작품이다.
 이 웹툰은 범죄자에게 다소 관대한 우리나라 법치에 대한 풍자를 하고, 범죄자들을 때려죽이는 주인공을 통해 (진짜 주먹으로 때려죽인다...) 악인들을 마치 우리가 처벌하는 것과 같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주어서인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만화의 댓글을 보더라도 대부분이 주인공을 두둔하고, 우리나라 도입이 시급하다는 댓글이 난무한다. 허나 과연 그것이 옳은 것일까? 악인을 향한 폭력은 정당한가?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해본다. 정신과 의사인 내가 보기에 주인공인 재용은 고 기능 반사회성 인격장애 환자로 보인다. 때문에 자신의 반사회성을 자신이 생각하기에 합리적인 방법으로 표출하면서 욕구를 승화시키는 방어기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글에서 다루었듯이 정신병리를 잘 승화시키면 엄청난 에너지가 되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 같은 경우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국 업을 쌓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웹툰은 결국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하지만 나는 결말 이후를 생각해본다. 거악과 맞서 싸운 주인공이, 과연 그 이후 행복하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법치 안에서 오롯이 만족할 수 있을까? 대답은 부정적이다. 물론 수많은 반사회성 인격, 이른바 사이코패스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악인이지만 죽이는 것은 하등 이로울 것이 없다. 깨끗한 사회를 위해 개인을 희생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악인은, 언젠가는 처벌받는다. 그것이 이 생애가 아닐지라도 그렇게 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이 웹툰은 이런 복잡한 고찰을 차치하고서라도 가볍게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고, 대리만족을 주는 웹툰이다. 다소 폭력적이긴 하지만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물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커퍼사진은 웹툰의 한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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