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를 하며 든 단상
요즘 주식이 오르고 있어서 하나 둘 정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팔고 나면 천천히 오르던 녀석들도 갑자기 급등을 해 버린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사람인지라 그런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미 이익을 보았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주식에는 급등주는 곧 급락주라는 명언이 있다. 빨리 오르는 주식은 그만큼 빠르게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해 보니 그렇게 단시간에 많이 오른 주식은 마치 사상누각과 같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는 누를 범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런 번잡함에 사로잡혀 있던 오늘, 명상과 요가 스트레칭만 하던 제가 무엇인가에 이끌려서 108배를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모태 기독교인 나에게는 낯설 법도 한데, 계획한 것도 아니고 그냥 삶의 감사를 표현해보자는 수단으로 가볍게 시작하였다.
이렇게 108배를 하다 보니 그 시간이 꽤 길더라. 힘들기도 하고 말이다. 그리고 무념무상도 아니고 생각도 그만큼 많이 하게 되었다. 그중 든 생각이 우리네 인생을 이런 주식을 통해 한번 비유해 본 생각이었다. 급하게 많이 오른 주식이 빨리 깊게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그와 같지 않나 하는 것이다.
많은 것을 가지게 된 사람은 그만큼 잃을 것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현 시각을 단면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부러워한다. 마지 개미들이 급등주를 쫓는 것 같이 말이다. 하지만 긴 시간을 놓고 보았을 때, 급히 오르는 것은 그만큼 내려올 곳 또한 많다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결국 도에 근접한다는 것 역시 인간으로서의 짧은 시각과 인지를 버리고 좀 더 고차원적인 차원에 근접해 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시간이라는 개념이다. 그러기에 이제 실로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깊게 느낀 만큼 조금이라도 실생활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108배는 채 다 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운명이 저를 이끈다면 나는 다시금 절을 할 것이다. 인생에 대한 감사, 깨달음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데는 적절한 수단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