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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Jul 09. 2021

100억 부자가 되고 싶은가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중학교 3학년 때 이와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은 마치 데자뷔와 같다. 당시의 나는 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서 진지하게 게임과 공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게임은 당장은 행복하지만 결과가 불확실하고, 공부는 당장은 힘들지만 그 결과가 보장되어 있었다. 결국 나는 후자를 택했고, 그것의 끝에서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문의가 된 지 1년여간의 휴식 끝에 나는 다시 한번 새로운 기로에 놓여있다. 그것은 100억 부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평범하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누군가 보면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혹시 100 부자가 되는 것은 모두가 원하는 당연한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마음먹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마음먹는 것보다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할  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100 부자이건  건간에 마음속에 진실로 원하는 것이 실제 이루어지는 것보다 어렵다. 마음속에 진실로 원하는 것은 이루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지언정 그대로 이루어진다. 이것은 이전에 기술한  있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겠다.

 현재의 화두는 그렇다면 왜 100억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가이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그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는 100억을 가지는 경험을 한다면, 100억을 잃는 경험을 해야 한다. 100억을 잃는 경험이 나의 인생 중에 서서히 나타날지 혹은 죽으면서 한꺼번에 나타날지는 알 수 없지만, 한 번 승리 한자가 반드시 한 번 패하는 것처럼 그 일은 나의 일생 중 반드시 겪어야만 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나는 100억을 얻는 성취감만큼의 상실감과 좌절감을 경험해야 한다. 만약 100억을 얻는 과정에서 일말의 성취감 없이 피, 땀, 눈물만이 가득했다면 그 상실감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러한 물질적 상실감을 겪을 준비가 되었는지 고민하고 있다. 어쩌면 100억쯤은 잃어도 괜찮을 마음이 그 정도 시점에서는 준비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기는 하다. 만약 감사하게도 이렇게 된다면 부자가 되는 동안의 성취감은 성취감대로 누리고, 상실감은 덜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마치 현재에서는 물욕을 내려놓을 준비가 덜 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과 같다. 나중에 지불해야 하는 물질적 욕심의 크기는 지금의 것보다 크겠지만 말이다.


 두 번째 이유는 100억을 얻는 과정에서 다른 가치들이 혹시 훼손되거나 가치 절하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100억 부자가 된다고 원하면 100억 부자가 될 수는 있지만 대머리인 100억 부자가 될 수도 있고, 외톨이인 100억 부저가 될 수 있다. 어찌 되었건 목표는 달성했지만, 최종 목적지가 내가 원하는 형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무언가 원하는 것조차도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제 그것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알기에 더 그러하다. 작년에 썼던 소원이라는 시가 생각나는 구절이기도 하다.

 중학교 3학년의 내가 그랬듯이, 나 또한 고민과 주변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거쳐 근 시일 내에 목표를 설정할 것이다.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던, 그 길에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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