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아이유 싫은 날
아이유는 글쓴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이다.
아이유의 노래에는 감정선이 잘 드러나 있다.
그 이유는 아마 아이유가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사람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용어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에서도 그 사람에게서 타인에게 전달되는 감정을 정신의학에서는 'affect(정동)'이라고 한다.
아이유는 이 'affect'를 작품을 통해 잘 표현한다.
그런데 이 감정이란 것은 늘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감정이란 마치 파도와 같아서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는 것이다.
여러분들은 아마도 아이유의 '좋은 날'이라는 곡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노래는 제목과 어울리게도 신나는 리듬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가사를 보면 이것도 마냥 신나는 곡은 아니다. 제목이나 리듬과는 반대되게 역설적으로 고백했다가 차이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에 리뷰하는 '싫은 날'이라는 곡은
가사뿐만 아니라 리듬에서도 우울함이 드러나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느낌을 주는 부분이 바로 이 가사이다.
텅 빈 놀이터 벤치에 누군가 다녀간 온기
왜 따뜻함이 날 더 춥게 만드는 거야
누군가가 다녀간 온기조차 역설적으로 더 춥게 만든다.
어떤 상황이어서가 아니라,
무엇 때문이 아니라,
'그냥' 우울한 것 같다.
사실 정신의학적으로 봐도 우울증이란 그런 것이다.
사람의 기분이 파도처럼 왔다 갔다 하는데
그중 골이 깊게 파여서 저 밑으로 기분이 곤두박질치는 시기가 오면
그것이 곧 우울증인 것이다.
이 때는 아무리 즐거운 일이 있어도,
누구를 만나도,
우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우울증에 걸렸다면,
이유를 찾아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시기를 주변의 대인관계나 치료 등을 통해
무사히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 노래 가사는 아이유가 연습생 시절
일기를 바탕으로 쓰인 가사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때의 감정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
그 때문에 나는 이 곡을
너무 우울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 우울이 더 깊어질까 봐 두려워서이다.
오히려 감정이 메마른 사람,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끼기 다소 어려운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음악 듣기 좋은 가을밤
아이유의 감정선에 빠져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