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주식

사각 나무 방패 이야기

by 닥터 온실


필자는 메이플스토리 초창기 유저다. 2000년대 초 메이플 스토리가 오픈했을 때, 게임을 즐기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공용 상점에서 판매하는 사각 나무 방패의 물리방어력이 15라는 점이었다. 이게 왜 이상한지는 상위 아이템인 냄비 뚜껑의 방어력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냄비 뚜껑은 상점에서 팔지도 않고 몬스터 드롭으로만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아이템이고, 레벨 제한도 높은데도 방어력은 오히려 사각 나무 방패와 같거나 낮았다. 따라서 사람들은 굳이 비싼 냄비 뚜껑을 사는 대신 모두 상점표 나무 방패를 이용했다.


당시 초등학생에 불과했던 나는 이 사태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그대로 게임을 플레이했더란다. 그리고 얼마 후, 상점에서 판매하는 나무 방패의 방어력을 5로 하향한다는 패치가 공지되었다. 그 이후 게임에 접속했더니, 기존에 존재하던 방어력 15짜리 사각 나무 방패는 냄비 뚜껑보다 비싼 가격인 50만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었다. 기존 상점 가격인 2000원에 비해 무려 250배 비싼 가격이었다. 그마저도 희소하여 물량이 점차 사라지더니 나중에는 백만 원 넘게 하는 사각 나무 방패도 보게 되었다.

만약 이 사태의 중요성을 먼저 깨닫고 사각 나무 방패를 사재기해 놓은 사람이면 게임 머니뿐 아니라 현실 돈으로도 상당한 이득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커서 주식을 하다 보니 이와 비슷한 일들이 주식시장에서는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당시의 초등학생이었던 나처럼 이러한 일들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이득은 사실을 아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아무리 정보화 사회이고 모든 정보가 오픈되어있지만, 그렇기에 정보가 너무 많고 복잡해서 선별된 고급 정보를 깨닫기 어렵다.


이러한 일례로는 가지고 있는 땅값만 2000억이 넘는 회사의 시총이 1천억이 채 되지 않거나, 1만 원 상당의 타 주식으로 바꿔주는 주식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9천 원 밑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주식을 한지 채 2년이 되지 않았지만 벌써 이러한 사례를 몇 차례나 마주한 것을 보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오류들은 시간이 지나면 나무 방패처럼 언젠가 바로잡히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조금만 자세히 보고, 이상한 점을 찾아본다면 돈 벌 구석은 여기저기 널려있다. 이상한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것이 해소되는 쪽에 베팅하는 것도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