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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Apr 01. 2022

내 장례식은 살아서 치를게

드라마)서른아홉

 어제자로 드라마 서른아홉이 종영했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성인이 되고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 해 본 것이 손에 꼽는데, 이 드라마 역시 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드라마는 다른 콘텐츠에 비해 호흡이 길어서일까, 리뷰 역시 두 번 쓰게 된다. 그만큼 느끼는 바가 많아서 일수도 있고.


여기서부터 스포일러입니다.


 보면 볼수록 작가가 죽음에 관해 얼마나 많이 생각해 봤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화에서 찬영이 살아서 장례식을 하는 내용이 나온다. 첫 부분에서 찬영이 기존의 항암 치료를 받지 않는 내용에 대해 리뷰했는데, 마지막까지 내가 바라는 죽음의 상과 너무 닮아있다.


 살아 있는 동안 장례식을 할 수 있다는 것, 다가오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많은 사람들이 준비조차 되지 않은 채 죽음을 맞이한다. 사고, 사건, 급성 질병 등으로 인해서 말이다. 하지만 설사 이런 급한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우리는 언제든 '죽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것 아닌가.


 그리고 행운이 깃들어 드라마 서른아홉의 주인공 찬영처럼 자신이 가는 순간을 준비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장례식을 살아서 치르고 싶다. 지나간 추억을, 살아온 아름다운 순간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념하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죽음의 문화를 향유했으면 한다.


 이런 좋은 드라마가 나와서 기쁘다. 대중들의 인식이 그만큼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부디 이런 콘텐츠들이 많이 나와서 아름다운 죽음이 널리 홍보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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