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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심리

악몽은 감정의 거울

by 닥터 온실

정신과 의사를 하다 보니까 진료실에서 악몽에 관해 말하는 내담자들을 자주 봅니다. 보통은 악몽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말하면서 악몽에 대해 정신과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지 묻습니다. 물론 정신과에서 선명한 꿈을 꾸는 경우에 대해 쓰는 약물이 있기는 하지만, 정확히 꿈만을 목표로 해서 쓰는 약은 아니고 보통은 다른 약물의 부작용으로 인해 선명한 꿈이 생겼을 때 처방하는 약이라 효과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악몽에 대해 이야기할 경우 보통은 환자의 상황이나 기분에 근거해서 악몽을 꾸는 원인에 대해 파악해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악몽이 주된 호소로 오는 내담자는 드물고, 추가적 증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악몽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는 않지요. 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 악몽을 꾸는 사람의 심리를 한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저는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감정이 어떤 식으로든 표출되는 것이 악몽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짝짓기처럼 불안은 뭐로 표현되고, 슬픔은 뭐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지요.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이나 두려워하는 것, 그리고 그날 겪은 일상(day time residue)이 섞여서 그날의 악몽을 만들어냅니다. 따라서 악몽 또한 철저히 주관적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부정적인 감정이 악몽을 만들어내는 것은 맞습니다. 사실 저는 감정에 있어서 부정적인 감정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부정적인 감정 말이지요. 해결되지 않은 공포, 걱정, 근심, 불안 등등의 감정이 악몽을 만들어냅니다. 따라서 악몽은 나에게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있음을 뜻하고, 그 감정이 현재 나에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그 감정을 온전하게 느끼고 해소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악몽을 통해 우리는 깨달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감정에 대한 올바른 해소법은 이전에 써 놓은 글이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2화 세상에 나쁜 감정은 없다.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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