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적 정신치료와 꿈
꿈은 정신치료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무의식을 반영하기 때문이죠. 꿈은 주로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에서 다루어집니다. 정신과적 심리상담의 가장 어려운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인데요. 치료자 입장에서도 배우기 어렵고,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내담자 입장에서도 많은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하고 치료자에게 단순히 치료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치료자의 도움을 받아 나를 탐색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든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치료이니만큼 그만큼 효과 또한 좋습니다. 때문에 치료하기 어렵다는 성격장애나 각종 신경증에 있어서 최후의 대안 정도로 생각되는 치료법이지요.
혹시라도 정신치료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이 글을 참조하세요.
정신 치료는 어떤 것인가요? (brunch.co.kr)
이러한 정신치료에서 꿈은 어떻게 다루어질까요? 일단 정신치료에서 치료자는 치료 시작 전 세션에서 내담자가 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습니다. 꿈에 대한 내담자의 생각을 통해 내담자의 무의식에 대한 인사이트(통찰력, 병식)를 파악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꿈에 대해 기억하거나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고 미리 말해둡니다. 물론 내담자에 따라 꿈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회기를 거듭하면서 꿈 이야기는 꽤 등장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는 최소 주 1회, 보통 주 3회 정도의 빈도로 진행되거든요. 일상적 이야기를 하고 나서도 꿈이 나올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많지요.
이렇게 꿈 이야기가 나오게 되면 치료자는 우선 경청합니다. 그리고 그 꿈에 대한 내담자의 생각을 우선 묻습니다. 무의식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내담자의 경우, 꿈에 대해서도 접근하기 어려워합니다. 별 의미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기도 하지요. 그럴 경우 치료자는 조금 도와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주 운세 꿈풀이와 같이 꿈에 대해 유형별로 묶어서 전부 풀이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의 입장과 주변 상황, 당시 기분 등을 고려하여 철저히 주관적으로 꿈 탐색에 대한 단서를 제시합니다.
비교하자면 이런 것이겠지요. 보통 꿈풀이에서는 꿈의 유형을 나누고 그에 따라 풀이합니다. 예를 들어 '이가 빠지는 꿈이면 누군가가 다친다'와 같은 식으로 말이지요. 그래서 A가 그런 꿈을 꾸던 B가 그런 꿈을 꾸던 동일하게 풀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에서는 서로 다른 사람이 비슷한 콘텐츠의 꿈을 꾸더라도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위 글에서도 알 수 있듯 같은 마음이 있더라도 꿈은 정 반대의 내용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치료자는 내담자의 과거력, 현재 상황 등을 토대로 꿈을 재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과서적으로 거세 불안과 같은 대표적인 심리가 꿈 분석에서 이용되기는 하지만, 세세한 예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치료자의 역량으로 꿈 분석을 해야 합니다. 철저히 주관적인 것이지요. 따라서 꿈이 얼마나 자세한지, 내담자의 주관적 의견이 얼마나 꿈에 반영되었는지, 치료자의 기본적 성향이 어떠한지, 심지어 그날 치료자의 컨디션이 어떤지 까지도 꿈 분석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꿈 분석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 많고 주관적인 요소가 많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편린을 해석하는 시도를 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한 발짝 더 다아갈 수 있다는 것이 진정한 꿈 분석의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