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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Nov 13. 2020

시간이라는 여행을 하는 그대에게

앉는 자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전 글에서 시간이란 실존하지 않기에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을 알아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란 여행을 하고 있다니?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인간의 몸은 3차원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한 차원 높은 시간을 한 번에 응축해서 인식할 수 없다. 결국 시간은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존재하는 개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에 따라 나누어서 물질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공간 축뿐 아니라 시간축으로 여행하고 있는 우리... 우리 삶은 우리의 인지에 비해 길기에 우리는 삶이 하나의 여정이라고 인식하지 못하지만, 사실은 아주 기나긴 여행 하고 있는 것. 그 끝은 알 수 없지만 이미 정해져 있다. 내일이 될 수 있고, 수십 년 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이 삶이란 여정도 끝이 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고부터 어느 자리에 앉을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시작하여 새로운 마음도 잠시, 바깥의 풍경을 보고 여행을 오롯이 즐기기보다는 어느 자리가 경치가 좋은지, 어떤 자리가 편한 일등석인지 줄을 세우고 경쟁한다. 그리하여 그 자리에 앉아 얼마 가지 않아 곧 인생이란 여행의 종착역에 다다랐음을 깨닫고 후회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우리네 삶은 결국 물질계 나들이와 다를 바 없기에 어느 자리에 앉아서 갈지 고민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자리를 찾아 여행 자체를 즐겨야 한다. 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보고 듣고 느껴야 한다.

 물론 여행 후반부 대비하는 것 중요하지만 사실 우리는 여행이 언제 끝날지 알지 못한다. 더구나 여행이 끝나고 어떤 여정이 또 기다리고 있을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내 생각이 맞다면 오히려 우리는 여행 후반부를 도모하는 것보다 삶이란 여행이 끝나고를 준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여정을 후회 없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 똑같은 삶은 두 번 주어지지 않는다. 이번 생에 어느 자리에 앉아 갈지 너무 고민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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