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이외의 것들도 중요하다

공부의 윤활유가 되는 것들

by 닥터 온실

이렇게 과외와 스터디 플래너의 도움을 받아 고1 3월 모의고사 때 2등급 정도이던 평균 등급은 3개월 만에 1.2등급 정도로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계속 그것이 유지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결과 고등학교 2학년 3월 모의고사에서 처음으로 전 과목 1등급을 맞게 된다. 그 시기를 즈음하여 내신에서도 일부 예체능을 제외하고 전 과목 1등급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1년 동안 죽어라 공부만 한 결과였을까?


그런데 사실 죽어라 공부만 하지는 않았다. 나의 생활은 당연히 공부가 80 퍼센트 이상이었지만 그 사이를 채우는 것들이 있었다.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에는 공부를 했다. 하지만 수업은 열심히 들었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육이나 실습 위주의 수업도 잘 들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컴퓨터 실습 시간에는 친구들과 게임도 하면서 친목을 다졌다.


정말 빡빡한 공부는 사실 혼자서는 하기 힘들다. 근데 옆에 친구들이 같이 공부하고 있으면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애들이 쉬고 놀 때 나도 같이 놀았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쉬는 시간 10분이면 나는 어김없이 대부분 쪽잠을 잤지만, 가끔 정신이 멀쩡한 쉬는 시간에는 정말 신나게 놀았다. 친구들과 매점을 가고 레슬링을 하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고.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친구들과 농구를 했다. 내가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지만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친구들이 배려도 많이 해줘서 같이 농구하면서 놀 수 있었다. 그렇게 점심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고 나면 스트레스가 쫙 풀려서 식곤증 없이 오후 공부도 잘할 수 있었다. 물론 너무 피곤하면 점심 먹고 자거나 석식 먹고 잘 때도 있었지만 정신이 깨어있으면 되도록 식후에는 친구들과 농구나 축구 같은 스포츠를 했다. 그렇게 기른 체력이 공부에 긍정적 요소가 되었음 또한 안 봐도 비디오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니 친구들에게 나는 공부를 잘하면서도 같이 잘 어울리는 친구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친구들이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주었고, 나는 그런 환경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며 공부를 지속할 수 있었다. 공부 외적 요소들도 참 중요한 것 같다.


훗날 동창회에서 들은 얘기지만, 당시 친구들이 기억하기로 공부 잘하는 애들 가운데서는 문제를 물어보면 내가 가장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단지 나는 내가 설명하고 같이 고민하면서 또 배우는 점이 있어서 열심히 해준 것뿐인데 그런 기억으로 남은 점이 있어서 감사하다. 그렇게 나는 고등학교 1년을 재미있고 알차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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