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부 이야기
고등학교 2학년 이후의 얘기로 넘어가기 전에 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수학과 영어 과외를 시작하게 되면서 복습해야 할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나는 공부할 시간을 확보해야 했다. 수업시간에 수업을 안 듣고 복습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노답인 수업 외에는 그래도 수업을 들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까 결국 가용한 시간은 야자시간 정도뿐인데, 정규 수업 마치고 저녁 먹고 이래저래 하면 확보되는 저녁의 5~6시간만으로는 복습에 한계를 느꼈다. 적어도 8시간은 복습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아침 공부였다. 아침 6시에 비비적 대고 일어나서 6시 반까지 학교에 등교하면, 아침 수업 시작할 때까지 무려 두 시간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엄청난 노력을 요하는 일이었으니...
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6시간만 자고 매일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학교에 가는 것을. 하루가 아니라 주중 매일 그렇게 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일에 도움을 준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담임 선생님의 칭찬이었다. 나는 항상 반에 1등으로 도착하곤 했는데, 한 번은 담임 선생님께서 엄청 일찍 오신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6시 반에 등교해서 공부를 하고 있었고, 당연히 본인이 제일 먼저 오셨을 줄 알았던 담임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매우 칭찬을 해 주셨다. 나는 뿌듯함을 느끼고 혹여나 다음에도 칭찬을 또 받으려나 매일 일찍 와버릇 했는데, 그 이후로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어쨌건 일찍 오는 것을 습관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일화였다.
그리고 아침에 오자마자 공부를 하자니 막상 손에 공부가 잡히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등교하자마자 환기와 교실 청소이다. 이건 아무도 시킨 사람이 없이 그저 상쾌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한 것이다.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알아주는 이는 없지만 아침에 일찍 와서 창문 다 열고 대걸레로 교실 한번 밀어주면 잠도 좀 더 깨고 교실도 쾌적해지더라. 시간도 십분 안짝이면 충분하니 공부에 그닥 방해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청소와 아침 영단어 외우기 루틴을 만들어서 고등학교 1학년 내내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등교는 멈추지 않았다.
단, 주말에는 어차피 수업이 없어서 자습할 시간이 10시간을 넘었기 때문에 아침 등교는 하지 않았다. 계속하면 무리가 올 것 같아서 주말에는 8시간 정도 충분히 자며 피로도 풀고, 가끔씩 일탈로 새벽 한두 시까지 게임을 하기도 했다. 주로 그 주간 공부를 열심히 해서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또한 방학 기간에도 마찬가지 이유로 새벽 등교는 쉬었다. 정규수업이 없으니 자습할 시간이 넉넉했다. 자습이란 것도 한계가 있어서, 매일 열 시간이 넘어가면 효율도 떨어지고 공부가 잘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래서 나머지 시간은 친구들과 운동도 하고 점심시간에 넉넉하게 먹고 에너지를 보충했다. 휴식과 공부는 항상 병행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