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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Jul 04. 2024

인생의 치트키, 꿈

black sheep wall로 인생 편해지기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르기 힘든 그 이름. Show me the money 다음으로 유명한 치트키 black sheep wall 되시겠다. 이 키는 전장의 어둠을 밝혀주어 적진의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치트키다. 필자의 경우 너무 전세를 내쪽으로 기울게 하는 쇼미더머니보다는 아주 어려운 난이도를 조금 낮춰주는 블랙쉽월 쪽을 선호했다. 쇼미더머니는 벨붕을 가져와서 게임이 너무 쉽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인생에도 블랙쉽월과 닮은 인생 치트키가 있다. 부자 아빠나 로또 당첨과 같은 인생의 쇼미더머니 치트키가 인생을 우월하게 만들어주는 대신 약간의 현타를 가져온다면, 이 치트키는 현타 같은 부작용도 딱히 없다. 내 주변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정보를 미리 주고 그것에 대비하게끔 해준다. 이 치트키는 바로 꿈일기 쓰기다. 왜 이런 결론이 나는지 알아보자.


 꿈은 무의식으로 통하는 연결 통로이자 무의식 그 자체를 대변한다. 내 주변의 현실은 내 무의식의 반영이기 때문에 나와 가까운 현실일수록 내 무의식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나의 무의식을 알 수 있다면, 내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혹은 일어날지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무의식 속 이슈가 돈이라고 치자. 그러면 나는 내 주변에 일어나는 현상 중 돈에 관련된 것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곧 내 주변에는 돈과 관련된 많은 현실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근시일 내 미래에 나는 돈에 관한 여러 사건에 휘말릴 것이다. 내 무의식 속 주요 이슈가 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꿈은 이를 정확히 반영한다. 내 꿈속에도 돈에 관한 이슈가 흘러 다닐 것이다. 사실 무의식인 꿈은 낮동안에도 계속 내 머릿속에 존재한다. 다만 강하게 깨어있는 의식에 의해 그 존재가 확인되지 않을 뿐이다. 다만 그 이슈가 강하면 깨어있는 도중에도 어떠한 암시와 같이 계속 그 생각이 떠오를 수는 있다. 이는 낮동안에도 계속 존재하는 꿈이라는 무의식의 존재의 반증이다.


 여하튼 꿈을 통해 내 무의식에 어떠한 이슈가 존재하는 걸 알았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무의식에 어떤 것이 존재하는 것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대응을 할 수 있다. 마치 적진을 정찰해 봤더니 다수의 질럿이 존재할 경우 파이어벳으로 대응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무의식과 싸우는 것이 아니므로 그 무의식을 점거하는 이슈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그 이슈를 우리 인생에 있어서 한걸음 물러서게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강아지가 죽은 것에 대한 애도 이슈가 있다고 하자. 그것을 무의식 수준에서만 느끼고 있다가 꿈을 통해 내가 강아지의 죽음을 무의식 수준에서도 깊이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 수준으로도 깨닫는다. 그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슬픔이라는 감정을 더 깊게 온전히 느낄 수 있고, 이 의식화 과정을 거치며 강아지의 죽음에 대한 슬픔은 조금씩 해소된다.>


 그런데 꿈은 매우 추상적이고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우리는 꿈의 다소 비논리적인 서사보다는 꿈이주는 느낌이나 이미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꿈은 여러 개 있는데 막상 아침에 기억나는 것은 한 두 개 정도다. 그래서 꿈의 이미지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꿈 일기 쓰기다. 꿈 일기를 통해 동시대의 나의 무의식을 이루는 기분과 이미지를 수집할 수 있다.

 필자가 쓰는 방법은 한 달치 꿈 일기를 한꺼번에 모아서 파일화 한 뒤 정리하면서 나의 한 달간의 무의식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본인의 꿈 빈도에 따라 일주일간격이 될 수도 있고 자유롭게 조정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 보통 한 달은 되어야 20페이지 내외의 꿈이 축적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쓴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경우 무의식은 꿈 일기를 통해 꿈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소된다. 만약 꿈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미지나 기분이 있다면, 그에 대해 의식적으로 어떤 식으로 접근해 볼지 전문의와 상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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