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없이 공부는 없다.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고등학교 1학년 시기. 이 시기는 내 인생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였다. 첫 모의고사에서 반에서 2~3등, 전교에서 30등 정도였던 나를 고 1이 끝날 때쯤 전교 3등까지 끌어올려준 시기이니 말이다. 그 시기에 어머니가 나에게 소개해 주신 스터디 플래너가 나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이 플래너는 프랭클린 플래너라는 스터디 플래너인데, 다른 스터디 플래너들과 차별점이 있다.
공부를 시작하기 앞서, 방향성을 먼저 제시한다.
똑같이 공부를 하는 것인데, 얼마나 효율적으로 갈지 생각하는 것 외에 어디로 갈지 먼저 생각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플래너의 맨 앞에는 성공하기 위해 지녀야 할 7가지 습관을 제시하고, 그것을 나에게 맞춰 적용하는 부분이 있다. 그 이후에, 다른 플래너들과 동일한 계획란이 있는 것이다.
이 앞 부분이 나의 삶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었던 것 같다. 막연히 공부해야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무엇무엇을 할 것이기 때문에 공부해야지 하면서 당위성을 부여해 줄 수 있다.
플래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나에게 이것 저것 질문을 던졌다. 나는 그 질문에 답해가면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찾게 되었다. 예시로 플래너의 질문들과 고등학생의 내가 쓴 답안들을 맛뵈기로 적어본다.
다음의 경우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1.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했을 때 : 자신의 공부 방법을 돌아보고 산만했던 점을 고친다. 꾸준히 의지있게 하는 것 만이 성적을 올리는 길이다. 할 수 있는데 의지가 없어서 못하는 것이다. 의지력을 기르자.
2. 스타팅 멤버를 짰는데 좋은 친구 하나가 빠졌다면? : 나머지 친구들로도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른 친구를 물색하고 없더라도 판이 깨지지 않도록 서로를 격려한다.
3. 가족들과의 관계가 나쁘다면? : 하루에 한 번씩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것만으로도 나와 다른 가족사이의 관계는 회복될 수 있다. 가족들의 나이, 생일, 관심사 등을 챙겨주고 가족이기에 더 소중하게 여기자.
4. 누군가가 당신에게 모욕을 준다면? : 대응해야 할 때와 숙여야 할 때가 있다. 그의 입장을 생각하고 그것이 당연한 것이면 고개숙이자. 반면에 타당하지 않다면 대응하자.
이 외에도 목표를 정하고, 소중한 것을 먼저하는 등 여러가지 원칙과 그에 대해 생각해 볼 점들을 적을 수 있다. 이렇게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다 보면, 내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 수 있고, 원동력이 생긴다. 그리고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보면서 계속 쇄신할 수 있다.
고등학교 시기는 보다시피 눈 뜨는 순간부터 감는 순간까지 공부의 연속이다. 무언가 배우는 것에 대해 어릴적부터 흥미가 있는 나였지만, 아무리 재밌다고 한들 하루종일 한다면 지쳐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허나 목표를 정해놓고 게임 퀘스트 하듯 하나하나 이루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다 가 있었다.
만약 독자 여러분이 공부할 계획이 있다면, 또는 자식에게 공부의 될성부른 떡잎이 보인다면, 이 플래너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