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움켜쥘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꿈을 꾸었다. 내 몸은 건물 안에 있었고, 그곳에서 중력이 어느 방향으로 작용하는지 몰라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부유하는 동안 가치관 샹들리에를 보았다.
가치관 샹들리에, 나는 이렇게 밖에 가장 근접하게 언어화하지 못하겠다. 거기에는 제가 아는 모든 것들이 단어로 표현되어 있었다. 가치의 속성에 따라 색이 다 달랐고, 연두색, 검은색, 빨간색, 노란색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것이 여러 속성에 걸쳐져 있다면 색 역시 섞여서 표현되어 있었다. 조야한 예지만 예를 들어 행복과 사랑 등의 정신적 가치는 초록색, 돈이나 보석 등의 물질적 가치는 검은색 이런 식으로 말이다. 추상적인 의미의 단어도 있고, 물질적인 단어도 있었다. 각 단어의 조합으로 된 묶음도 있었고, 우리는 부유하며 그 단어들 중 원하는 것을 손으로 움켜쥘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있어, 내가 원하는 것을 움켜쥐면 딸려오는 가치가 있었다. 또 누군가가 걸어간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얻어질 수 있는 가치도 있었지만 그것은 별 의미 없어 보였다. 단지 따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이름만 움켜쥐면 자동적으로 가치들이 따라오기 때문이었다.
꿈의 후반부에서 나는 음악이라는 가치를 통해 주변의 존재들의 마음을 동하게 했고, 꿈의 마지막에서 지상에 착지하면서 좋은 꿈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잠에서 깼다. 거기에는 다시 일상이 펼쳐져 있었다. 일종의 자각몽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꿈 기록을 열심히 하다 보니 이런 행운이 주어지기도 한다. 어쨌건 이 꿈을 꾸고 느낀 바가 있었다.
무언가를 쫓는 것은 중력이 없는 곳에서 부유하다가 움켜쥐는 것과 같아서 원한다고 쉽게 다가갈 수 없고, 기회가 왔을 때 움켜쥐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무언가를 움켜쥐면 거기에 딸려오는 필연적 다른 가치들이 있으며, 우리는 손이 한정되어 있기에 한 번에 움켜쥘 수 있는 가치는 그다지 많지 않다. 또한 누군가의 길을 쫓아갈 수 있지만, 그것은 결과를 보고 그저 똑같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의미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모든 것을 얻을 순 없지만, 흘러가는 대로 인생을 살다 보면 내가 원하는 가치들이 보인다. 그것이 눈앞에 왔을 때 그것을 선택할지 말지를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그것에 딸려오는 가치도 본인의 몫이다. 또 우리는 그다지 많은 것을 선택할 수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당신이 인생을 흘러오며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가치들을 보라. 그중 반짝이는 것은 얼마나 있는가?
주위를 둘러보면 물질을 목표로 힘든 시간들을 견뎌 나가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가장 많이 접하는 인간관계가 아무래도 의사다 보니까 주변 의사의 예를 들어 보도록 한다. 의사라고 하면 일정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별다른 힘듦 없이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한 달에 천만 원 넘게 버는 의사도 강남에 있는 20억, 30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 일주일 중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하기도 하고, 남들 다 여행 갈 때 여행도 가지 않고 계속 일을 한다. 그렇게 30년간 열심히 일해서 60살에 기어코 강남 아파트를 손에 넣는다. 그리고 그 의사는 행복하게 살았다...?
이렇게 동화와 같은 해피엔딩이 있을까? 만약에, 그 의사에게 강남 아파트에서의 남은 여생이 행복의 초점이었다면 그 의사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저 강남 아파트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어떨까? 이 의사는 다른 목표를 찾을 것이다. 외제차가 될 수도 있고, 좋은 곳에 있는 별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이루다 보면 어느새 생을 마감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마지막 때에 의사가 느낄 감정은 어떨까?
이렇듯 물질 자체를 목표로 삼는 인생은 불행하다. 물질은 수단일 뿐이니까. 마치 특정 직업을 인생의 목표로 잡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직업 역시도 무언가 이루어 나가기 위한 수단일 따름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떨까?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 기능이 좋은 최신형 핸드폰을 산다. 그리고 좋은 사진을 찍어서 모아놓고 나중에 꺼내보기도 한다. 물질로 인해 순간이 가치 있어진다. 운동을 많이 하는 이에게는 좋은 운동화가, 집안일이 힘든 주부에게는 좋은 가전제품이 인생의 순간들을 좀 더 행복하게 해 준다.
이렇듯 물질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물질은 우리가 지금도 느끼고 있는 시간을 좀 더 윤택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수단이다. 그러기에 물질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지기 위해 추구해야 한다. 결코 물질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 내가 목표로 하는 어떤 물질의 달성을 위해서 현재의 시간과 노력을 희생하고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재고하시기 바란다. 지금 이 순간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 그 물질이 존재하는 것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