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족과 진실된 태도가 가져오는 변화
2012년 로체스터 대학교 연구팀은 유명한 실험인 마시멜로 실험을 각색했다. 마시멜로 먹기를 참고 기다린 아이가 미래에 더 나은 성과를 가져왔다는 그 유명한 실험 말이다. 이 각색된 실험에서 실험 참가 아이는 두 군으로 나뉘었다. 한 군에서는 약속대로 어른이 왔고, 한 군에서는 약속과 달리 실험이 끝날 때까지 어른이 오지 않았다. 그 뒤에 실험을 재개한 결과, 당연하게도 이전에 어른이 약속대로 온 아동군이 유의하게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기다렸다. 즉 약속을 지킨 어른을 경험한 아동들이 어른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했다는 뜻이다.
이 당연해 보이는 실험이 뜻하는 바는 간단하다. 어른이 약속을 지키면, 아이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이라도 한다. 부모가 약속을 지켜야, 아이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부모가 아이에게 만들어주는 세상을 보자. 당신 아이의 세상은 질서의 세상인가? 아니면 무질서와 무작위성으로 가득 찬 세상인가? 당신은 지금 당장 아이를 컨트롤하기 위해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남발하는 편인가? 아니면 사소한 약속도 지키려고 노력하는가?
아이의 부모가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면, 아이는 세상과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미래를 위해 현재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한다. 반면 부모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면? 아이는 지금 당장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것이 정헌 이치다.
여기서 이야기는 더 나아간다. 약속을 지키는 것에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이것이 안되면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아이가 약속을 따르기 어려울 수 있다. 바로 충족이다. 아이에게 최소한 충분한 것이 공급되어야 한다. 그것은 영양적인 측면일 수도 있고, 감정적인 측면일 수도 있다. 어떤 쪽이라도 지나친 결핍이 있다면 아이가 약속을 따르기 어려워진다. 잔뜩 굶은 아이에게 마시멜로를 안 먹는 약속을 지키는 부모의 행동을 보여줘 봤자, 아이가 그것을 모방할까? 답은 명약관화다.
그렇다고 마냥 아이에게 맞춰주는 육아법은 아니다. 그저 가용범위 내에서 담담하게 진실을 얘기하고 진실된 약속만 하면 된다. 쉬워 보이지만 당신의 육아 패턴을 관찰해 보라.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을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진실된 육아는 마시멜로보다 달콤한 육아결과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