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관심사가 아이에 미치는 영향
게슈탈트 심리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름이 좀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우리 뇌에는 관심사가 있고, 그 관심사에 맞춰서 세상을 지각하게 된다는 심리 이론입니다. 한마디로 뇌에 필터가 씌워져 있다고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장소에 갔다고 칩시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면 그 장소의 입지와 가치를 분석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지하철, 백화점, 공원 등 가치 있는 시설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반면 먹을 것에 관심이 많은 식도락 친구가 어떤 장소에 가면 식당이 먼저 들어옵니다. 이렇듯 같은 장소라도 사람마다 필터에 따라 보정되고 추가되고 소거되어 사람마다 묘하게 다르게 인식됩니다.
이것은 예전에 유행하던 뇌그림과도 비슷합니다.
우리 뇌에는 관심사가 어떤 크기만큼 있지요. 그리고 그 관심사의 개수는 그림만큼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 뇌라는 동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관심사를 갖기 어렵습니다. 또한 그 크기 또한 제각각이지요. 우리 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관심사들이 줄어들었다 커졌다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가를 반복하며 필터를 조금씩 변경하는 중입니다. 그렇기에 10대 때의 나와 30대 때의 나는 게슈탈트 인식 구조적 측면에서 볼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지요.
이제 이것을 육아에 적용해 봅니다. 우리 부모의 뇌에도 마찬가지로 필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뇌에 아이에 대한 어떤 관심사가 있으면 어떨까요? 그럼 그 관심사에 맞춰서 아이를 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배움에 있어서 아쉬움을 느꼈던 부모는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관심사가 너무 클 때 문제가 됩니다. 우리 아이가 무엇에 관심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공부에만 몰두하게 하는 부모를 생각해 보세요. 어떨까요?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가 키나 몸무게에 컴플렉스가 있어 아이의 식습관에 과도한 관심을 가지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부모는 아이를 먹일 때 신경질적이 되며, 그러한 감정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투사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에 대해서 어떤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아이는 그렇게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아이가 아주 어릴 때 아이의 안전과 영양 정도만 관심을 가지면 됩니다. 그 외에는 아이가 만들어나가는 세상을 바라보는데 관심을 가져주면 됩니다. 아이의 관심사가 곧 부모의 관심사가 되는 것이지요. 이는 반대도 성립합니다. 부모는 부모 고유의 관심사를 아이에게 노출합니다. 책에 관심이 많은 부모는 아이에게도 책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필터를 물려줍니다.
우리 뇌 속의 관심사는 꼭 아이에 관한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가 자기 자신의 관심사를 공고히 할 때 아이도 그런 관심사를 물려받아 그 필터로 세상을 봅니다. 세상을 향한 내 관심사가 무엇인지부터 점검해 봅시다. 그리고 한 번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어떤 필터로 아이를 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