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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를 돌볼 때 스트레칭을 해

2025.5.9

by 닥터 온실


시간이 지나며 셋째가 태어나고 나머지 두 아이들이 자람에 따라 셋째는 애 엄마한테 맡기고 나머지 아이들을 데리고 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형아들이 된지라, 예전처럼 밀착해서 따라다니며 위험한 것은 없는지, 문제가 생기진 않는지 챙기지 않아도 자기네들끼리 잘 놀곤 한다. 주로 단지 내에서 놀다 보니 안전한 것도 있고. 그러다 보니 아이를 돌보는 와중에도 짬짬이 나만의 시간이 생기곤 한다. 나는 이때 주로 스트레칭을 한다.


놀이터에서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감독하고 있는 부모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핸드폰을 하고 있다. 그런 풍경이 새삼 놀랍지는 않다. 나도 그런 때가 있었으니까. 아이가 잘 놀고 있는 동안 휴대폰에는 볼 것도 많다. 인서타, 숏츠, 인터넷 쇼핑, 거기다가 아까 찍은 사진을 보거나 폰으로 글을 쓸 때면 핸드폰 하는 시간이 가치 있게 느껴지는 마법이 펼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크 인포메이션에 노출되는 시간이며, 순간의 쾌락을 위한 시간 때우기였기에 나는 더 좋은 방법을 찾았다. 바로 스트레칭이다.


우리는 일하는 동안 계속 의식하지 않으면 구부정한 자세로 지낸다. 거기다가 나 같은 경우에는 하루 만보 걷기를 하고 있어서 종아리 근육이 늘 뭉쳐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나에게 아이와 함께 하는 여유시간은 좋은 스트레칭 시간이 되었다.


기존에 하던 핸드폰 하는 것에 비해 스트레칭이 갖는 장점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아이가 놀다가 아빠한테 와서 아빠가 뭐하는지 보는 때가 있는데, 휴대폰을 쳐다보고 있는 것보다 훨씬 반응적으로 대애줄 수 있다. 아이에게 휴대폰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그러다 보면 아이들이 스트레칭하는 아빠를 따라 하기도 하는데 그 짧동한 모습이 귀엽다. 아이에게 솔선수범 함으로써 건강한 습관이라는 값진 유산을 대물림하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아이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정도도 향상된다. 잠깐 하는 폰이라도 어느샌가 빠져서 아이에게 소홀해질 수 있는데, 스트레칭은 아시다시피 그렇게 재미있는 편은 아닌지라 주의 집중은 애들에게 더 할애할 수 있다.


또한 당연한 말이지만 휴대폰 하는 것에 비해 건강에도 훨씬 좋다. 휴대폰이야 직장에서도 할 시간이 많지만 공기 좋은 곳에서 하는 스트레칭은 뭉친 근육도 풀어주고 매일을 지속할 수 있는 건강을 가져다준다.


물론 갑자기 병동 콜이 오거나 시상이 떠올라서 영감이 사라지기 전에 글을 써야 하는 긴급한 순간에는 나도 폰을 붙잡기도 한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스트레칭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노력이 나의 하루를 조금 더 가치 있고 건강한 것으로 바꿔 나가는 것 같다. 나의 아이들에게도 좋고 말이다.


자연과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스트레칭 시간이 계속되어 좋은 봄날의 한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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