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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Dec 07. 2020

고3의 다이어리를 엿보다.

무의식을 현실화 한 사례.

 얼마 전 수능이 끝났다.

 나도 수능을 볼 때가 있었지...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고3 때 쓴 스터디 코멘트 북을 펼쳐보았다.

 나에게는 독특한 습관 같은 것이 있는데, 공부하기 전에 그 당시 감정이라던지 느낀 점 등을 적고 시작하는 습관이다. 이 스터디 코멘트 북에는 당시 공부를 시작하기 전 감정이 그대로 적혀있었는데, 다시 이 책을 펼쳐 본 나는 깜짝 놀랐다.


 내 스터디 코멘트 북에 내가 써 놓은 글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
모든 건 잘 될 거야.
목표를 이루어서 좋아
어떤 난관이 닥쳐도 쓰러지지 않아


그러다가 수능을 24일 앞둔 스터디 코멘트 북에는 R=VD에 해당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발표가 나고, 전화를 돌린다. 담임샘이며 친구들이 모두 축하해준다. 그리고, 음식점에서 웃고 떠들며 그 순간을 영원히 즐기고 싶은 감정을 느낀다.


 합격에 관한 꿈을 생생하게 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무의식의 현실화,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그것을 체험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전문의가 된 이후로는 그렇게 생생한 꿈을 꾼 적이 없다.

 무언가를 열망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진실로 진실로 열망한다면,

 그것 또한 이루어지리라.


DREAMS COME TRUE.



P.S. 그냥 끝내기 아쉬우니 코멘트 북 발췌 글들을 적어본다.


D-8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어내기 위해 인내를 예비하나니,

결실이 대지에 만발할 때 그의 품으로 돌아가 마침내 평안하기를


D-3

달리기 선수는 결승선에서 최고의 속력에 도달하기 위해 항상 골인지점보다 더 먼 곳을 바라보고 뛴다. 하물며 수능이 인생의 목표가 아닌 내가 수능보다 더 멀게 보고 공부하는 것을 안 하겠느냐?


D day

돌아보면, 이 날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그저 공부의 연장일 뿐이었다. 그래서 늘 하던 대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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