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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Dec 14. 2020

코로나 시국에 회사 때려칠 수도 없고

회사원의 어려움과 해결책에 관한 고찰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군 생활을 마치고 직장에 들어간 신입사원이었다. 처음 입사해서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일을 배워야 하는 상사에게 깍듯이 대해야 했고, 상사들은 나를 하수인 부리듯 했다. 이 과정에서 옆 회사인 자동차 부품회사가 한물 간 작업 도급 표를 이용해서 작업하다가 팀원 전체가 물갈이되었다며 다소 공포적인 분위기까지 연출되었다. (잘못하면 잘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듯했다.)
 다행히 꿈 안에서도 정신과 의사의 정체성이 남아있어서인지 그들과 정신과적 상담을 하면서(그들의 힘든 부분을 긁어주면서) 사이가 수직적인 구조에서 다소 매끄러워지긴 했지만 다른 힘든 요소가 남아있었다.

 바로 비 정상적인 출퇴근 시간이었다. 기본 여덟 시 출근에 퇴근시간은 여섯 시인데, 상사들이고 동료들이고 모두 야근을 한다고 하니 눈치가 보여서 퇴근을 할 수가 없었다.  

 가관인 것은 꿈 안에서 정작 사람들이 퇴근은 늦게 하면서 네시만 되면 회사에서 씻고, 운동하고, 청소하는 등 개인적인 업무를 하고, 원래 퇴근시간인 여섯 시가 되면 취미활동을 하거나 헬스장같이 다 함께 운동하는 모습이 있었다. 결국 나도 일찍 퇴근하는 것을 포기하고 운동하려고 하다가 꿈은 끝이 났다.


 이 꿈을 꾸고 꿈 일기를 적으며 나는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쓰는 회사와, 상사와의 관계에 두 가지에 대해 고찰하게 되었다.

 우선 첫째로 시간을 비 효율적으로 쓰는 회사에 대해 생각해보자. 물론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있는 시간을 100% 일에 할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해진 일을 퇴근시간까지 끝마칠 수 있는데도 정시에 퇴근할 수 없다면? 우리는 업무시간에 폰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개인적인 업무를 봐 가면서 시간을 때우려고 할 것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잘못된 보여주기 식 야근문화와 초과시간을 찍기 위한 야근 관행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둘 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혹은 추가적 재화를 벌기 위해 나의 시간을 희생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많은 회사원들이 이 비효율적 근무에 공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회사에서 근무한 적 없는 나 조차도 대중매체와 여러 경로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상사와의 관계 또한 그렇다. 의사는 수련 시기를 제외하면 상사라는 개념이 다소 모호하지만, 대다수의 회사원들은 그렇지 않다. 일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혹은 매일 마주치기 때문에 그들은 상사와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한다. 하지만 그 노력이 언제나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순 없다.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상사 때문에, 혹은 동료 때문에, 심지어는 나보다 하위 직급의 사람 때문에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회사원들이 대부분이다. 일 하면서 대인관계 스트레스를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회사원은 아마 없을 것이다. 꿈에서 나는 정신과 의사니까 어떻게 정신과적 면담을 하면서 버텼지, 일반인들은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참 대단하기 그지없다.
 거기에 요즘은 코로나 스트레스까지 더한다. 직장이라는 공동체에 속해있는 회사원에게 혹시 내가 잘못해서 코로나에 걸려서 직장에 타격을 입힐 경우, 회사에서 잘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나 혹은 지금 회사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회사에서 구조 조정당할 수 있다는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요즘 공무원이 인기이다. 웬만하면 불필요한 야근 할 필요도 없고 함부로 잘릴 위험도 없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참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회사 분위기 때문에 비 효율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비되는 시간을 이용해서 계속 새로운 지식을 쌓고 자기 계발을 하기를 바란다. 내가 현재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한다면 결국 그 안에서 만족을 찾아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비 효율적인 시간을 운동을 하거나 자기 계발을 하면서 메꾸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관해서는, 정신과 의사인 나도 쉽지 않다. 요즘 같은 때에 때려치우기도 힘든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 당신을 위로한다. 그래도 한 가지 실천할만한 팁으로는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에 빠질 때 잠시 자신을 객관화하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있다. 이는 즉각적이고 감성적인 대처로부터 당신을 보호해 줄 수 있다. 당황스럽고 화나는 상황에서 잠시 감정을 격리하고 나를 게임 캐릭터 보듯이 보는 것인데, 사실 그때그때 떠올리기 위해서는 연습이 많이 필요한 방법이다.

 이렇게 꿈꾼 김에 회사 생활을 하는 어려움과 해결책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꿈에서 비롯된 글이라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서 정작 회사원이 보기에는 힘든 사항들을 빙산의 일각으로 표현했는지 모를 노릇이다.

 힘든 시국에 월요일이 유난히 더 두려운 당신, 회사원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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