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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슨한 빌리지 Oct 19. 2018

10월 베스트셀러, 읽어 말아?

유발 하라리 신작부터 삼성 리더의 법칙까지, 대신 읽고 알려줌

베스트셀러라고는 하는데,

나와 맞을지 모르겠다고요?

여러분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까!


느빌의 에디터들이 매달 베스트셀러를

100쪽까지 읽고 더 읽을지 말지 결정해드립니다.


《 10월 종합 베스트셀러 5 》 (9월 중복 제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뼈 있는 아무말 대잔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초격차

골든 아워

없는 책은 《9월 종합 베스트셀러 4》에서 찾기↓




#유발하라리 #인류3부작완결 #사회변화 #대비하고싶다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김영사│22,000 원


연연(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해야 사는 회사원): 유발 하라리의 인류 3부작 완결편. 『사피엔스』에서 인류의 과거를 돌아보고 『호모 데우스』에서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았다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는 인류의 현재를 진단하고 일, 평등, 교육, 민족주의, 종교, 명상 등의 21가지 주제와 관련된 과제와 해답을 내놓는다. 21세기에 맞춘 21이라는 숫자에 피식. 그러나 70억 사람에게는 70억 가지의 의제가 있으나 이 책에서는 전 지구 차원의 의제를 다루고자 했다는 서문에 절로 송구해졌다.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부상의 의미, 가짜 뉴스 대책, 자유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진 이유 등을 다루어 사람들의 내적인 삶에 관여하고 싶었다고.

 첫 번째 주제는 환멸. 미국과 러시아 정치 흐름을 통해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두 가지 체제에서 모두 벗어나는 현재의 흐름을 꼬집는다. '트럼프 당선의 의미가 밝혀지는 걸까?' 싶을 즈음 기술 발전으로 마주하게 될 일자리 문제가 등장. 일자리 대신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기본 소득과 같은 보편의 문제를 꺼낸다. 오호라, 고개를 끄덕이다보니 이야기는 자유로 넘어가고, 인간과 알고리즘의 의사결정을 비교하며 의사결정권자에 따른 미래 변화상이 제시되는데...

 주제가 바뀌는 호흡이 빠르게 느껴지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으니 현재의 논제를 통해 변화하는 세계를 미리 만나고 대비하고 싶은 호모 사피엔스에게 추천!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를 읽지 않았더라도 흥미롭고 유익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단, 책을 급하게 냈는지 덜 다듬어진 문장이 꽤 많다.)




#뼈아대 #유투브연동 #동기부여의_신들 #빡세게성장하자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고영성, 신영준│로크미디어│15,800 원


학곰(조금 더 빡센 삶을 원하나 체력이 딸려 힘든 짐승): 팔로우 43만의 페이스북 페이지 <인생공부>와 팟캐스트 <영독공> 등을 진행하는 고작가와 신박사가 신간으로 돌아왔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의 메시지는 전작 『완벽한 공부법』, 『일취월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 빡세게 성장하자'는 주제는 유지하되, 쉽게 쓴 에세이로 진입장벽을 낮추었다.

두 저자가 주는 솔루션은 간단하다. 자신의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1. 자기 자신의 현재를 파악하고(메타인지) 2. 철저히 통제하며(스마트폰 포기 등의 환경설정) 3. 임계점을 넘을 때까지는 양 치기로 빡세게 반복하고 4. 핑계 대지 아니하며 5. 자기 확신을 갖되 6. 동료와 함께가라(써놓고 보니 겁나 빡센 것 같다.) 정도다. '자기계발서는 다 거기서 거기지', '또 뻔한 소리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비추. 인터넷에 퍽 많이 올라오는 간증같은 서평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인생공부> 또는 <체인지 그라운드>의 콘텐츠를 즐겨봤다면 어디서 보거나 들었던 얘기라며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른다. 새로운 에피소드보다는 그간 저자가 만든 콘텐츠의 다이제스트에 가깝기 때문. 하지만 읽다 보면 속된 말로 '나도 존X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은 극한의 뽐뿌, 자기개발 뽕이 격하게 차오른다. 매력적인 메시지는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뻔한 이야기라도 써먹으면 성장의 기회가 되니 100쪽 넘어서도 읽어볼 만한 책!

 이 책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유투브에서 <뼈아대> 00 영상을 검색하세요.' 라는 대목. 『완벽한 공부법』에서 챕터별 해설강의와 후속편을 PDF파일로 배포하는 에프터서비스를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영상연동 서비스를 먼저 기획했다고 한다. 책 내용뿐 아니라 강연, 멘토링등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평론계아이돌 #슬픔도능력 #잘쓴평론이궁금해? #지적욕망도충족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신형철│한겨레출판│16,000 원


다희(슬픈 것을 보고 계속 슬퍼할 수 있길 바라는 눈물 많은 독자) : 평론가 중에서도 팬층이 두텁고 인지도가 높은 신형철 평론가의 새로운 산문집이다. 나 또한 영화 에세이집 『정확한 사랑의 실험』 이후 4년 만에 찾아온 신간 소식에 이미 출간 전부터 설레어 한 독자 중 한 명.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는 《한겨레21》을 비롯해 각종 문예지에 연재한 글과 미발표 원고가 담겼다. 제목으로부터 알 수 있듯 큰 주제는 '슬픔'이다. 프롤로그부터 영화 <킬링 디어>로 인간의 근원적인 비극성을 묵직하게 끄집어낸다. 바로 인간이 가장 배우기 어려운 것은 '타인의 슬픔'이라는 점.

인간에게 특정한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바로 결함이라는 것. 그러므로 인간이 배울 만한 가장 소중한 것과 인간이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은 정확히 같다. 그것은 바로 타인의 슬픔이다. (27쪽)

이후 계속해서 타인의 슬픔을 다면적으로 바라보고 공부하는 글이 이어진다. 우리는 인간이므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여 결국 타인이 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타인의 슬픔을 '지겹다' 말하는 잔인한 존재가 된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계속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다. 각종 영화,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한 평론가의 지적인 문장들은 두고두고 읽으며 참고하고 싶어진다. 슬픔을 모른 척하지 않도록 아무리 무뎌지고 찌들어도 슬픈 것을 보면 슬프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독자로서, 이 책은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문학동네 팟캐스트를 들어봤다면 글에서 작가의 차분한 목소리를 떠올릴 수도 있을 듯. (=팬이면 무조건 사자.)




#삼성전자 #경영전략 #상사에게선물하고싶은책 #회사원이라면한번쯤

초격차: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격│권오현│쌤앤파커스│16,200 원


이주(퇴사하기 일보직전 하루하루 고통 받는 미생) :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의 33년 초격차 조직 경영 전략을 담은 책으로, 리더, 조직, 전략, 인재라는 4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기업의 생존과 성장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필이면 책의 첫 부분이 '리더'에 관한 내용인데, 좋은 리더는 무려 '통찰력, 결단력, 실행력, 지속력을 모두 갖춘 인재'란다.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 '회사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해...?'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팀이나 그보다도 더 큰 조직을 감당하는 사람이라면 저 정도 덕목은 있어야지 싶다. 통찰력 없는 리더, 결단력 없는 리더, 실행력 없는 리더, 지속력 없는 리더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 다 한 번쯤은 겪지 않나. 그렇다. 이 책은 내가 아니라 나의 리더들이 읽어야하는 책인 것이다. 퇴사하는 날 적어도 3권 정도는 구매해서 나를 괴롭히던 상사들의 책상에 가지런히 놓아두어야 하는 책이다. 어쨌거나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도대체 우리 회사는 왜 이렇게 엉망일까를 고민하는 일개 사원들에게 해결책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이유는 알 수 있게 해준다.(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도 나이를 먹고 연차가 쌓이면 리더 비슷한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여러 경영자와 리더가 『초격차』를 읽고 고민을 해보았으면.




#외과의사 #이국종 #삶과죽음 #의학드라마보다 #드라마같은실화

골든아워 1·2│이국종│흐름출판│권당 15,800원


연연(피 튀기는 의학드라마는 못 보는 쫄보) :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치료하면서 석해균 선장 치료 등 그간의 행보로 주목받은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의 첫 책. 2002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의 진료와 수술기록 등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를 모았다. 제목 '골든아워'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지켜야 할 시간, 중증외상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에 도착하기까지의 60분을 뜻한다. 해외에서 연수하면서 보고 느낀 골든아워의 중요성과 자본의 논리 앞에서 무너지고 때로는 한 발짝 나아간, 한국에서의 골든아워 인프라 구축 노력을 번갈아 이야기한다. 막노동하다가 실려 온 환자를 치료해 적자 난 이야기부터 환자를 옮기는 헬기 소리에 민원이 들어와 헬기장을 포기한 이야기까지, 의사가 아니라면 모를 에피소드에 매 챕터가 의학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라이프〉가 떠올랐다. 물론 실제상황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겠지만.)

 삶과 죽음, 흑자와 적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끝없이 고민하면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수술을 계속하는 일상의 기록이다. 때문에 유쾌하기보다는 지난하며 담담하지만 지독하다. 병원의 시스템 문제가 회사나 다른 조직에서의 문제와 닮아 자주 숨이 막힌다. (시스템 대체 어디 있어..? 유니콘이야?) 하지만 서문에서 스스로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 속 문장을 흠모한다고 밝힌 만큼 문장이 깊고 소설처럼 대화와 묘사를 잘 활용해 어렵지 않게 읽힌다. 난무하는 의학 용어에 조금 당황스러울지라도 내가 아플 때 어떤 환경에서 치료받게 될지 상상하고 고민하기 위해 필요한 책. (고기 먹는 날에도 비추. 사람 살을 찢고 꼬매는 이야기다.)





무려 5권 모두 추천을 기록한 10월!

독서의 계절 가을답게 좋은 책이 많았습니다. (날씨는 초겨울이지만...)

이번 주말에는 취향에 맞는 베스트셀러 들고 카페에 나가보세요.

꽤나 뿌듯해지니까요. (함 잡솨봐~)

+ 느슨한빌리지 구독하고 11월 베스트셀러도 기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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