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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슨한 빌리지 Mar 26. 2019

1분기 베스트셀러, 읽어 말아?

하정우가 읽은 책부터 화제의 자녀교육서까지, 대신 읽고 알려줌

베스트셀러라고는 하는데,

나와 맞을지 모르겠다고요?

여러분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까!


느빌의 에디터들이 매달 베스트셀러를

100쪽까지 읽고 더 읽을지 말지 결정해드립니다.


《 2019년 1분기 종합 베스트셀러 5 》 

공부머리 독서법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다른 베스트셀러가 궁금하다면? ↓↓



#대치동1타강사 #수능고득점 #비결은독서

공부머리 독서법│최승필│책구루│16,500 원


연연(한때 대치동 키드였던 지금은 20대 직장인): 입소문을 타고 순위가 쑥쑥 오른 자녀교육서. 최근 자녀교육서 트렌드는 ‘언어 능력’. 언어 능력(문해력)의 차이가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으로 진학한 후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다. 특히 영어 유치원 키드처럼 영어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정작 국어 독해력을 키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공부머리 독서법』은 대치동에서 오랜 시간 독서 논술을 가르쳐온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공부에 도움되는 언어 능력을 키우는 연령별, 난이도별 맞춤형 독서법을 소개한다. 꾸준한 독서 교육으로 수능 언어 영역 점수가 30점 이상 오른 학생, 책은 많이 읽는데 학습 능력이 떨어져 알고보니 속독 때문이었던 학생 등 생생한 경험이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지니 절로 설득된다. 이런 이야기 끝에는 실제로 양육자/교육자가 알아야 할 독서 교육법이 한눈에 들어오게 정리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글이 쉽고 명료하게 술술 읽혀 어른인 나도 독서하고 싶어지니, 과연 믿고 따를 만한 독서교육 책일세!



#추석이란무엇인가 #유머한마당 #생각할여지 #시니컬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김영민│어크로스│15,000 원


학곰(위트 있고 생각 있는 아저씨가 되고 싶은 아저씨): 신문 칼럼은 안 읽어도 '추석이란 무엇인가'(경향일보, 2018.09.21)는 읽어본 적이 있다.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몇 마디 하지 않아도 시니컬하게 툭툭 던지는 말 하나하나가 웃긴 취향저격의 글이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책을 잡았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에는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지난 10여 년간 일상과 사회, 학교와 학생, 영화와 독서 사이에서 그가 근심하고 애정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기 때문. 책에는 이상한 리듬감으로 엄습하는 김영민 교수의 유우모어가 한 권 내내 가득 들어차 있다!(대-만족) 이 책의 진가는 흐름이다. 한 문장 한 문장 허투루 쓰지 않은 듯 탄탄한 문장들은 논리적이고 잘 읽힌다. 술술 읽다가 글 끝에 다다르면 '공백'이 생기는데, 글 쓴 사람의 생각을 쏟아내는데 그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생각할 여지까지 마련한다는 점에서 '참 좋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 이 책을 읽을지 말지 고민한다면, 읽자!라고 말하겠다. 다만 유머 코드를 꼭 확인할 것!(안 맞으면 책 내내 발린 유우모어가 버거울 테니까!)



#알쓸신잡 #김영하추천 #작은역사 #어머니

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김은성│애니북스│62,000 원


연연(알쓸신잡 열혈시청자였던 1인): 절판되었으나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소설가 김영하가 복간해달라며 추천한 후 다시 출간된 만화책. 마흔에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딸이 엄마가 살아온 시간을 그렸다. 일제강점기 함경도에서 태어나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쳐온 탓에 어머니의 삶은 살아있는 역사로서 진득한 감동을 준다. 게다가 함경도 방언을 그대로 쓴 덕에 엄마와 딸의 대화가 생생하다. 하지만 장점만큼 단점도 분명한데, 방언 각주를 읽으며 넘겨야 하기 때문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그림체도 진입장벽이 좀 있다. 감동은 있으나 재미는 취향을 탈 작은 역사 만화책이랄까. 추천평은 "담백하고 수수한 수수부꾸미 맛이다. 화려한 맛은 하나도 없는데 자꾸 먹고 싶은 부꾸미처럼 자꾸 생각나고 곱씹게 된다"는 독자의 한줄평(알라딘 '글월*야')으로 대신하련다.



#지대넓얕st #철학교양서 #기획은좋은데 #깊이는아쉽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야마구치 슈│다산초당│16,000원


연연(대학 때 철학의 ‘ㅊ’에 발만 살짝 담가 봄): ‘철학’이라는 이름 달고 베스트셀러 되기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낸 교양서. 철학이 일상과 멀어지는 현상을 안타까이 여긴 저자가 철학적 사고가 사람, 조직, 사회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보여주고자 썼다고. 그래서 현대사회와 거리 있는 고대 철학이나 그 흔한 칸트도 소개하지 않는다. 머리말에 환호하며 넘긴 것과 달리 본문은 문제상황에서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보여주기보다는 실생활에서 접하는 현상을 철학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융의 페르소나나 사르트르의  앙가주망 같은 개념을 알면 분명 삶을 해석하는 지식은 많아지겠지만, 철학적 사고의 과정을 알기는 어렵다. 게다가 각 챕터의 길이가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너무 짧다. 기획이나 취지는 좋으나 이루어내지 못한 경우. 차라리 지대넓얕처럼 대놓고 대중교양서로 나섰다면 좋았으련만.



#자기계발서아님 #인간과심리학 #어렵지만흥미로움

12가지 인생의 법칙│조던 B. 피터슨│메이븐│16,800원


이주(심리학 공부하고 싶은 마음 있음): 제목이나 띠지, 목차만 보았을 때는 그냥 자기계발서 중에 하나인 줄 알았다. '인생을 살아가는 법칙'과 관련된 책은 이전에도 많이 봐왔으니 말이다. 그냥 목차만 봐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고는 아, 이래서 심리학과 교수가 쓴 책이구나 싶었다. 누구나 꼰대력 발휘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인생의 법칙을 절대 '그냥'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러한 법칙이 생겨나게 된 연유를 역사학적이기도 하고, 동물학적이기도 하고, 심리학적이기도 한, 다양한 방면에서 아주 깊숙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냥 자기계발서겠거니 하고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이라면 깊고 방대하고 각종 용어가 난무하는 내용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다거나,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하면 성공해~~'라는 식의 자기계발서에 지겨움을 느껴온 사람이라면 더욱 설득력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베스트셀러, 읽어 말아?] 시리즈는 2분기에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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