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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슨한 빌리지 Jan 17. 2018

4. 숙련도를 쌓아가는 삶, <아무튼 계속>

치-명적 올스타 4: 루틴은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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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이야기

지난주 급작스럽게 현자 타임이 와서 치-명적 올스타를 때려치우려던 학곰. 간신히 멘탈을 부여잡고 유자차에 거하게 취해 솔직한 본심을 털어놓았는데...(지난 글 참조. 인용하기 부끄러움ㅇㅇ)


과연 학곰은 자신 안의 또 하나의 오만한(?) 자아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을까?



2. 치-명이냐 치명이냐



어쨌거나 우리네 인생은 계속된다. 오늘 하루를 망쳤어도, 엄청나게 큰 실수를 저질렀어도, 사랑에 실패했어도, 오랜 시간 믿어오던 것이 한순간에 고꾸라지더라도, 내일은 오기 마련이다. 나 또한 저번 화에 남부끄러운 자기고백을 하고도 나오지 않는 조회수에 좌절했다.  느빌의 한 에디터는 나를 위로하며 "치-명의 표기 때문에 치명이라는 검색어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라는 피드백을 주었지만, 그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하기야 치명적인 사람을 누가 검색해ㅋㅋㅋ


깨 - 끗


그렇다. 애초에 치-명이든 치명이든 단어는 큰 의미가 없었다.  치명적인 사람은 검색으로 찾아지지도 않고, 검색 결과가 나온다한들 그걸보고 따라 한다고 사람이 하루아침에 치명적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역으로 생각하면 나는 대한민국 유일의 치명 칼럼리스트 내지 치명학 연구자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생각하는 치명적임의 기준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키워드는 '독보적' 이란 말이다. 남이 감히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남이라는 정의를 가진 이 말은 멋있다.  심지어 발음도 멋있다. 독.뽀.적. 세 글자는, 이 단어들은 한 글자씩 떼어놓고 보아도 엄청 쎄보인다.


 뜻에서 알 수 있듯이, 남들이 따라 하려 해도 할 수 없는 동시에, 그 특징이 뛰어나기까지 하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그렇다면 나만의 뛰어난 특질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서 오늘 가져온 책이 <아무튼, 계속>이다.


3. 아무튼, 계속, 가열차게


아무튼 계속(2017)

<아무튼, 계속>은 루틴에 관한 책이다. 기적의 인생역전스토리나 매력이 넘치는 인물의 책이 아니라 실망했다면 미안하다. 세상에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당신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련되고 임팩트 있는, 때로는 치명적이기까지 한 남들의 이야기는 대리만족과 동경, 존경 같은 감정을 만들어준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야기 속 그와 나의 괴리에서 오는 이유모를 박탈감이 생길 수도 있다. 어쩌면 리얼월드는 정말로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매 화 반복해서 쓰는 표현인 '치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말처럼 무엇이든지 어느 날 갑자기 뿅 하고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대신 반복, 또 반복을 통해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능숙해지고, 능숙함이 쌓이면 어느 순간엔 독보적이라는 칭호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루틴은 중요하다. <아무튼, 계속>의 저자 김교석은 20분의 법칙을 말한다. 이 법칙은 일찍 들어오든 야근을 하고 늦게 들어오든 힘든 운동을 하고 들어오든 술을 많이 마시고 오든  집에 들어온 순간부터 20분간은 집안 정리를 한다는 규칙이다. 그에게 예외는 없다.


20분 정리를 하지 않고 퍼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것을 경계한다. 그러한 행동이 또 하나의 루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가 썼다는 심리학(?) 책 <넛지>의 한 대목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사람에게는 두 개의 자아가 있단다. 하나는 계획하는 자아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하는 자아이다. 쉽게 말하면 전자는 내가 되고 싶은 나,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해 이상을 그리는 정신이라면, 후자는 실제로 행동하는 육체인 것이다.


두 자아의 괴리가 클수록 자신에 대한 통제력은 떨어지는 것이다. 내가 꼭 그렇다. 오늘 아침의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5:30 파워-기상

6:00까지 <총, 균, 쇠> 9페이지 읽기

6:30까지 간단히 씻고 옷 입기

7:00까지 <이원식 씨의 타격폼> 낭독 연습

파워-출근


하지만 현실은


5:30 첫 번째 알람 끄고 다시 잠

5:40 두 번째 알람 끄고 다시 잠

5:50 세 번째 알람 끄고 다시 잠. 6:10으로 알람 재설정하고 다시 잠

6:10 네 번째 알람 끄고 다시 잠

6:30 왠지 모를 위기감에 눈이 번쩍 뜨임

6:40 눈은 떴지만 누워서 휴대폰 만지작거림 면도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음

7:10 여차여차하여 집 밖을 나옴. 빅-피로맨


애석하지만 전부 사실이다. 나의 행동하는 자아는 계획 같은 것은 밥 말아먹었다. 문제는 이 패턴이 월요일부터 3일째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이런 패턴이 디폴트 값이 되고, 루틴처럼 굳어지는 게 아닌가 두렵다.


루틴을 지키는 일은 자신을 철저히 통제하는 일이다. 통제라는 단어가 거부감이 든다면 콘츄-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게으름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지만, 나의 아침을 예를 들어보면 어느 쪽이 더 만족감 있는 아침을 맞이 했겠는가? 난 전자라고 본다. 자신의 계획대로, 전신을 나의 '의지'로 조종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잠깐 더 자고(사실 알람을 저렇게 끄다보면 자는 것 같지도 않고 몹시 피곤하다) 나의 의지보다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되어' 끌려가는 것보다 더 높은 효능감을 준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몸은 그렇게 행동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루틴은 필요하다. 생각이 뇌를 거쳐 나오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놓고, 반복을 통해서 숙련도를 높이는 것. 가장 기본이고, 쉬워 보이는 일이지만 꾸준히 하기는 몹시 어려운 일이다.


★치명 포인트 4
루틴을 통해 자신을 통제하고,
반복을 통해 숙련도를 높일 것


치명도 한 걸음부터다. 일단 Back to the Basic이다. 기초가 있어야 다음 단계도 있는 것이다. 멋지지 않아도 되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치명 포인트를 쌓아보자. 언젠가 독보적인 당신이 되는 날까지.



내일은 파워 칼-기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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