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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도 이직

마지막 퇴근 그리고 퇴사

by 네버슬립

#이직


7개월 전쯤 2년 반정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했습니다.

경력 인정을 하나도 못받고 무려 신입으로 이직.


이직후엔 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고 워라벨없이 고민하고 노력했습니다. 그 덕분에 이직한 회사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지만 요즘들어 왠지 모르게 지쳐있네요.


시간을 거슬러 그때도 같이 이직이라는 선택을 하겠냐고 물어본다면 제 대답은 두말없이 Yes. 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업무이고 제가 원하는 '일상의 자산화'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람의 에너지란게 한정이 되있어 지치기는 한가봅니다.

7개월전 쓴 글을 보며 다시금 마음을 잡아봅니다.




#퇴근 +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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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7시 반, 늦으면 10시.. 11시.. 12시..


지긋지긋했던 그 출근, 퇴근길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막상 기분은 시원섭섭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을 고민하며 18년엔 무조건 이직한다는 결심을 하고 아래 글을 썼던게 벌써 작년 10월이다. 시간은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간다.



#용기


어쩌다보니 주변 지인들에게 이직 사실을 말하게 되었다. 열에 여덟은 용기가 대단하다며 엄지척을 보낸다. 20대 후반의 나였다면 '그래, 나는 내가 좋아하고 맞는 일을 하는거야' 라며 주변의 칭찬에 우쭐되었을테지만 30대 지금 내 결정은 용기가 아니라 절실함이다.

사람으로서 선임으로서 너무나 좋은 팀 사람들이었지만, 한편으로 그들의 모습이 나의 미래라고 생각하면 난 절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혹자는 평범하게 사는게 제일 맘편하다 하지만 그건 현재 자기 모습에 대한 합리화라 보였다.

다행히 나에겐 당장 돈을 가져다줘야 할 가족, 아이가 없어 엉덩이가 가벼웠다. 조금 더 많아 보이는 연봉을 받는 대신 내 인생의 시간낭비를 하는 건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매달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급만 바라보며 사는 대신 따박 따박 들어오는 캐쉬카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배우는 곳으로 가서 더 많은 캐쉬카우를 만들어 가자. (물론 쉽지 않은 이야기..)


#형평성


퇴사한 회사에 입사할 때는 입사 자체가 지금처럼 힘들었기에 취업을 목표로 전략적 지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비슷한 일을 했던 학교선배를 찾아가 직무설명과 함께 자동차 고객사 상대로 하는 직무(기술영업)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각오를 다지며 시작했던 일이었다.

팀원들은 어느 팀보다 좋았고, 일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가고 연봉 또한 대기업에 취업한 또래에 비하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어느 다른 팀 대리님과의 대화에서 였다. 부동산에 관심이 생겨 여러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러 다니기 시작한 때였다. 집은 어떻게 장만했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물으니, 대리님은 이내 눈치를 채시곤 본인 투자이야기를 해줬다.

집이 네 채며 해운대 물건도 한번 시세차익을 봤다고 했다. 부러움 보다는 충격이었다. 회사에서 돈을 벌어오는 우리팀은 매일 죽어라 고객 상대하며 야근에 치이고 허리디스크에 고혈압에 고생을 하는데, 이 팀은 칼퇴를 하며 자기계발에 재테크까지 하며 워라벨을 즐긴다. 그것도 똑같은 연봉을 받으며!

속된 말로 이런 ㅈ같은 현실이 어디 있나 싶었다. 한편으론 팀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직장인으로서 한계와 더불어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나는 본격적으로 exit 준비를 해야만 했다. (회사 구조상 타팀 이동가능성 無) 움직이지 않으면 엉덩이가 무거워지고 현실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갈 곳없는 경력자, 부적응자가 되기 전에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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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이다.

예전처럼 벤처에서 꿈을 쫓으며 일한다는 기분과 느낌에 붕뜨진 않는다.


내가 만들 성과, 내가 만들어낼 가치에만 집중하고 증명할 시간이다. 꿈꿀 시간조차 아까운, 다시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32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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