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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출근길 성장 에세이 May 12. 2023

나는 1시간

누구와도 이야기 할 수 있어

회사에서 교육부서에 있는 나는 사내강사를 섭외해야할때가 많다. 어렸을때부터 사람홀리개 말발은 좋긴 했지만, 나의 진가를 발휘하는 대목 중 대목이다. 바로 사람섭외. 나같은 성격을 가지지 못하신 분이 이런 위치에서 사람을 섭외해야하는 일을 한다면 정말 힘들었을것이다.



예전에 홍보대행사 재직 시절 회사 워크숍에서 자신의 강점에 대해 한가지씩 말해보기로 했다. 홍보대행사 이다보니 다들 화려한 PT를 준비했었다. 당시 나는 PPT도 못만들고(에휴), 20대 애들 앞에서 중간관리자랍시고 과장 역할을 하고 있어서 그 PT 자리가 매우 부담스러웠다. 아무리 가벼운 5분 스피치지만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거 아니야? 하는 부담감. 그때 본질로 돌아갔다. 나는 깊숙히 들여다보고 나의 장점을 단어 하나로 제시한것. 그때 내가 제시한 단어가 아마 “1시간” 이었다.


나는 누구와도 1시간 이야기를 할수 있는 사람입니다. 뭐 그리 대단한 스킬 같지 않지만 막상 그런 사람 많지 않을걸? 나는 20대부터 어려운 자리를 주선하는 역할이 많았다. 중앙언론 산업부 데스크와 미팅, 또 회사대표와 인터뷰, 아태지역 부사장 미팅 등 왜 이렇게 어려운 자리에 있었는지. 그 자리에서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지 않았다. 적당히 취임새를 넣어가며 나의 이야기를 했고, 신기하게 대화가 됐다. 나와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지만 어느 부분에서 공감이 되고 또 그 분들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이다.


그날 우승은 나에게 돌아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아직도 그 1시간의 스킬을 직장에서 유용히 쓰고 있다. 정말로.



이번 심포지엄에는 학부모, 교육부 사무관, 건축 기획 분야 전문가 등을 섭외해야했다. 놀랠루야!

우리 회사가 주최 및 주관이어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코빼기도 없었다. 맨땅에 헤딩하기로 섭외해야하는 사람들의 리스트에 동그라미 쳐가며 하나씩 지워갔다. (아줌마 칭찬해) 사람섭외라는게 참 티는 안나지만 어려운 일이다. 콘텐츠를 가진 사람을 발굴하고 또 그 분들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오늘도 진심을 담아 학부모님을 섭외했다. 서로 전화를 주고받고 상대방에 대해 궁금해하고 또, 실제 만나서 이야기 나누니 이야기가 너무 잘 통하고 …… 요즘엔 그렇게 일하고 있다.


이틀전 만난 사전기획가 님은 언니라고 부르고 싶을정도로 말이 너무 잘 통했다. 그런분들은 더 생각이 나고 더 챙겨주고 싶다. 참. 사람이 자산이라는 말 내가 참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였는데, 왜냐면 사람을 피곤하게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근데 그말에 너무 공감하는 요즘이다.

금요일 퇴근길이다. 이번주에 만난 사전기획가 님께 문자라도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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