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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출근길 성장 에세이 Jan 04. 2022

엄마의 속도와 아이의 속도가 다를때

아직은 조금 더 네 어리광을 받아줄 수 있는데

7살 아들을 재우고 나서 쓰는 글.

아이가 7살이 된지는 겨우 나흘이 지났다. 

오늘 아들 둘을 홀로 키우고 있는 방송인 김나영이 SNS에 둘째 아들을 향해 "나의 마지막 아기 사랑해"를 올렸다는 연예뉴스를 봤다. 


동시에 7살 아들은 샤워할때 엄마가 자기 등을 손톱으로 긁었다고 투덜대고 있었다. 

샤워할때 차가운 샤워타올로 자기 몸을 문질렀다고 엄마가 자기한테 사과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씻고나서 로션을 바를때는 로션뚜껑으로 자기 살을 긁은 것도 일부러 한 것이 아니냐고 정당하게 엄마의 사과를 받겠다고 말한다. 


일곱살이 되니 이제 육아는 육체 노동은 줄었지만 대신 정신노동이 늘었다. 

특히 말도안되는 주장을 할 때, 자신의 논리로 합리화 시키려 할 때 

머리카락이 쭈뼛할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오른다. 


요즘 아들을 보며 '이제는 또 하나의 인격체로 정말로 네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할 때가 왔구나' 생각을 한다. 

그렇게 하루종일 전쟁을 치르고 다시 또 순하게 쌔근쌔근 자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

왜이렇게 화를 냈나 싶기도 하고, 아직은 볼살 포동한 아가 같아 한없이 사랑스러워지고 마는 거다. 

무장해제 시간. 


예전에는 잘 때 곧잘 젖빠는 듯 혀를 쪽쪽 거리더니 

얼마전부터는 그것도 안한다. 

잘때 엄마 손을 꼬옥 붙잡는 애처로운 아가의 모습은 사라졌다. 

가끔 3-4살때 혀짧은 소리로 아이가 말했던 동영상을 찾아보곤 한다. 


그립다. 아들의 아기였을때가......

생각해보면 엄마의 역할을 맡고 있는 나는,  커가는 아들 만큼 커가지 않은것 같다. 

그래서 일곱살 우리 아들 보다 엄마로써의 나이가 한참 어릴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무럭무럭 자라는 나의 아기. 

처음 엄마에게 오던 날처럼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너는 엄마의 기쁨.

우리 아들 커 나가듯 엄마도 엄마로써 더욱 자라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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