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년 가장의 스타트업 취업 도전기 (02)

by 나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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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에 찌들어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대표이사실로 들어갔다. 사무공간이 크지 않고 아직 창업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이사도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소통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 직원을 따라 들어간 대표이사실은 스타트업 대표이사실이라기 보다는 중소기업 사장실 느낌이 강하게 풍겨왔다.


'대표이사가 꼰대 스타일인가...'


대표이사는 나를 보더니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본주의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창업의 탈을 쓴 중소기업인지 진정한 스타트업인지 아직은 분간이 되지 않았지만 일단 손을 내밀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흔한 자기소개, 경력검증, 학력검증이 빠진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어졌다. 단 몇 분만에 회사의 한 부분을 책임질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국애기업들의 채용면접과 달랐다. 첫 인상과 달리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경력을 쌓았고 국내 유수의 컨설팅 회사를 두루 경험한 대표이사에 대한 신뢰가 천천히 쌓이는 시간이었다.


"그 업무를 하면서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그 업무를 완성했을 때 어떤 성장을 했다고 느꼈나요?"


"혹시 자신이 가진 경력이나 역량에서 더하고 싶은 것이나 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질문들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주고 받으며 '아 이것이 글로벌 스타트업이구나'라는 생각에 감탄마저 나오기 시작했다.


한 시간이 지난 시점이 되자 대표이사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네 대표이사님, 오늘 인상적인 인터뷰를 이끌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제가 이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혹시 입사하지 못하더라도 저는 귀사가 개발한 플랫폼의 고객으로 남고 싶습니다. 마케팅 이사 지원자로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플랫폼 사용권한을 단 며칠이라도 부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플랫폼에 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지금 제2세대 플랫폼 개발이 막바지 단계입니다. 그래서 사용권한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플랫폼에 대해서는 이미 전달드린 사업계획과 회사소개자료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사용권한을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며칠 뒤 대표이사로부터 2주일 뒤 금요일 오후 2차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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