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숲은 알고 있다

화를 다스리지 못할 때

by enby


화를 다스리지 못할 때

그건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이다

원인에 상관없이 스스로에게 화풀이를 하게 된다

화를 내는 나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대체 넌 왜 그래?’라고

하지만 이건 화를 다스리려는 글이 아니라

그 반대에 가깝다


언젠가부터 부정적인 감정에 거부감을 가진 후로

나는 그것들을 외면하는데 익숙해졌다

편안해지기 위해

드러내야 할 감정까지도 밀어두곤 했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 자라났다

멀리선 신비로워 보여도

가까이 다가가기엔 아무도 손댈 수 없는

산호숲을 이뤘다


나이가 들수록 참는다고 능사가 아닌 걸 체감한다

그러나 참으려는 마음이 먼저 드는 건 여전하고

좀 부스러져도 된다 생각해도

뜻대로 잘 안되는걸 보면

나를 채근하는 힘

보듬으려는 힘은 둘 다

아직 젊은가 보다


오늘도 머릿속에서 들린다

‘넌 왜 또 그래?’


그러면 대답이 온다

‘알면서 뭘 그러냐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일의 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