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나를 지키는 것에 대하여
지금 이렇게 숨 막힌 이유는 세상이 뱉어내는 본능의 숨이 나를 향해 불고 있어서다.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받아들여야 할 이유도 현재로선 없다.
다름과 요지경을 인정한다 해도 그것이 내게 가시를 뻗치는 모양을 그대로 둘 수 없다.
세상에 섞이기 위해 움츠리고 살았던 날들을 생각하면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삶은 이제 다시 일어나야 할 것이 되었다. 숨기고 감출 것이 아닌.
함께하기 위해 움츠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것을 솔직하게 다 말할 수 있을 때, 진정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 탓을 그만하는 대신, 세상을 탓하는 것도 마는 대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뭘로 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머릿속이 매캐하다.
한 해를 보내면서 스스로 아닌 척했지만, 큰 변화 속에 있었다.
중심을 옮기는 실험을 했고 날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모르는 채 비행을 시작했다. 그 시간의 구석구석은 실망감이 떠올랐고 허무와 무력이 휘감기도 했으며 지나쳐온 세상에 대한 분노가 순간마다 괴롭게 했다. 내가 놓아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채 사라지지 않았고 짙은 패배감 때문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때도 있었다.
나는 아마 그랬다. 이제 다른 징검다리로 건너온 것인데 자꾸 뒤를 돌아보고 싶은 것이다. 다른 이들이 몸담은 곳. 그들이 행복한 곳에서 나는 왜 함께 그러지 못했을까. 지금도 분명 나는 그곳에서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을 알지만, 이 미련이라는 끈적임은 왜 사라지지 않는 걸까. 언제까지 이렇게 질척대며 곁을 맴돌까 궁금했다.
한편으론 이제 새 국면을 맞아 나아가기 시작한 것이 홀가분하고 벅차오르기도 하였다. 나는 때때로 즐거웠고 흡족했으며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했다. 이렇게 일일은 갈 것이다. 날은 강물처럼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때론 느리고 자주 빠르게 가겠지.
이해하지 못하는 자로서 이해받지 못하는 자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응어리는 풀리지 않았으나, 나는 하루하루 잘 있다. 마법 같지 않은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고 또 한 순간 제 자리를 찾아 돌아가지 못할 것을 안다. 오늘, 자정을 기해 분초와 시, 일, 해가 여기와 거기 사이를 갈라놓아도 이 자리에서 나를 살아내야 할 것이다. 동요 않고 지켜낸다. 오직 내일 새로 뜨는 해 앞에 맹세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