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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리 Sep 07. 2018

여수 밤바다를 찾으시나요

여수를 여행하는 이를 위한 안내서 3




여수맛집, 여수가볼만한곳, 여수숙박, 여수여행.......

검색해서 나오는 홍보블로그에 치여 TMI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내 나름의 공유하고픈 정보를 담아보려 한다.








이에 앞서, 나의 여행 키워드는/   8월 중하순, 혼자 여행, 차 없음, 휴식




여수를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무슬목 해변 편







여수 밤바다~ 여수 그 바다는 어디지?





내 마음대로 적는 세 번째 여수 여행 안내서.
자전거, 음식에 이어 바다에 관한 글이다.

여수를 여행하는 이들 대부분 그 바다를 보기 위해서 일 거라고 생각한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가 전 국민의 마음에 지핀 불씨는 아직도 꺼지지 않았다.
여수를 가본적 없던 내게도 그 이름만으로 저절로 반짝반짝 밤바다 풍경을 상상하게 했으니까.

그런데, 일정을 짜보던 중 떠오른 물음, 과연 여수 밤바다는 어디지?
기사를 찾아보니 장범준이 방송에서 직접 밝힌 이 노래의 탄생 비화는 만성리 검은모래 해변이 배경이었다.
그것도 바닷가의 알록달록한 모텔 불빛이 그렇게 예뻤다고..ㅎㅎ;

특이하게도 만성 해수욕장은 검은 모래가 펼쳐진 백사장 아닌 흑사장? 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여수 시내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으며, 실제로
주변 카페, 펜션, 식당가가 자리해 밤 풍경을 즐기기에도 알맞다.







나만의 여수 바다를 찾아서





그래, 만성리 검은모래해변은 그 노래의 배경이었다.
이 때문에 더 유명해졌을까? 낮에도 밤에도 아름답고 독특한 풍경으로 찾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나는 좀 더 한적한 바다를 원했다.
오션뷰 카페에서 아.아 한 잔도 좋지만, 오직 나만의 바다, 그리고 시간이 필요했다.

지도를 쭈욱 훑으며 내려오다 갑자기 길이 좁아지는 독특한 지형에 '무슬목 해변'이라는 곳을 발견.
왠지 거기 내가 찾는 바다가 있을 것 같았다.








무슬목으로 가자





검색하니 무슬목의 일출 풍경을 멋지게 담은 사진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찾은 시간엔 또 다른 모습이겠으나, 우선 한적한 여수 바다를 찾아 무슬목으로 떠났다.
시내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걸린다.

다행히 같은 방향인 향일암 쪽으로 가는 버스가 많아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지만,
숙소가 있는 여수엑스포역에서는 조금 걸어 나가거나, 한번 환승해야 한다.
진남관에서 환승하고 30분 정도는 쭉~ 해변 드라이브 코스의 시작.

굴전마을을 지나 '해양수산과학관'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앞이다.








모래가 쌓여 만든 좁은 목, 무슬목




무슬목은 일출 명소, 몽돌해변으로 나름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선 60여 척과 왜군 300여 명을 섬멸한 전승지이기도 하다.
그때가 무술년(1598년)이었기에 무술목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우리말로 물길에 모래가 쌓여 좁은 목을 이룬 지형을 뜻하는 이름이고,
예전에는 썰물일 때 무릎 정도의 수심으로 사람들이 오갔던 길이라 한다. 지금은 제방을 만들어 육지가 된 것.






내 바다를 찾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정말 사람이 별로 없었던 무슬목 해변.
8월 중순이 지나 해수욕장도 폐장했고, 여전히 뜨거운 햇살만 남아 있다.

작업 중으로 보이는 현지 분들 몇몇과 낚싯대를 드리운 아저씨 한 분,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나를 포함 5명 정도..? 그야말로 프라이빗 해변이 따로 없다.

그래 이걸 원했어!!!!!
근데 중요한 건 정말 바다밖에 없다. 아주 작은 매점 하나 (그마저 해수욕장 개장 시에만 여는 듯)
바다와 마주한 전남해양수산과학관, 그리고 주변 펜션 몇 곳뿐...

그래도 좋았다. 내리쬐는 햇살과 잔잔한 파도,
여수 밤바다는 아니라도, 내가 찾던 여수 바다.

자그마한 소나무 그늘 아래 바다 보고 앉아 있으니,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셔터 누르고 멍 때리고 또 생각하고, 또 사진 찍고 반복.







여수 바다를 찾으시나요?





무슬목 해변은 바다 그 자체,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을 찾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차가 있다면 주변에 조금 떨어진 식당이나 카페도 함께 들를 수 있을 테니 더 좋겠다.

여수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향일암도 많은 이들이 추천한다. 조금 멀지만, 정말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곳.
또, 만성리검은모레해변은 비교적 시내에서 더 가깝고 주변에 즐길 거리도 많다. 앞서 말했듯 진짜 여수 밤바다의 배경이기도 하고.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겠지만, 여수는 어디를 보아도 바다이고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
돌산대교, 이순신대교, 오동도 등 볼거리가 많으니 드라이브나, 여수 시티투어 야경코스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혹은, 조금 별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처럼 지도에서 끌리는 아무 곳이나 가보는 건 어떨까.. 어디든 여수 바다라는 성공률을 믿어보자.

그래서 누구라도 자신만의 특별한 여수 바다를 간직하게 되기를 바라본다.








어찌나 좋았는지 나는 다음날 또 무슬목에 갔다. 그날은 잔뜩 흐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 전날과는 딴 판이었는데,
오히려 그 모습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바다는 언제나 다르니까.

무엇이든 항상 같은 모습이길 바라는 건 욕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자신의 중심에서 자전하게 돼 있고, 그 모습은 늘 달리 보일 수밖에 없다.

다가오는 대로 받아들이고, 어렵겠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보자고 나에게 말했다.
여수 바다, 무슬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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