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2026년형 쏘렌토를 정식 공개하면서 SUV 시장의 시선이 다시 한번 쏘렌토로 집중되고 있다. 2020년 4세대 모델 출시 이후 4년 만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소비자들의 기대감 또한 컸다. 외관 디자인은 물론, 실내 구성, 안전 및 편의사양이 대거 개선되면서 상품성 면에서 ‘풀체인지급’ 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실사용자나 시승자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변화폭이 적다”는 의견도 있어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과연 이번 쏘렌토는 ‘진짜 달라진’ SUV인지, 아니면 ‘겉만 바뀐’ 리뉴얼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더욱 고급스러워진 실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관이다. 전면부는 기존보다 더욱 수직적이고 당당한 인상으로 다듬어졌으며, 기아 최신 디자인 언어인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이 적용됐다. 헤드램프는 분리형에서 수직 일체형으로 변경돼 시인성과 안정감을 동시에 강화했다. 특히 하단 범퍼 디자인까지 단정하게 정리돼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측면에서는 큰 변화 없이 기존 비율을 유지했지만, 신규 X-Line 트림의 전용 블랙 휠과 루프랙, 블랙 엠블럼이 적용되며 한층 세련된 이미지로 업그레이드됐다. 후면부는 리어램프 디자인에 소폭 변화를 주고 크롬 장식을 줄여 군더더기 없는 뒷모습을 완성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레인지로버 느낌이 살짝 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내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에 비해 디지털화가 크게 진전됐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기본 적용되며, 운전석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하나로 이어진 듯한 구성이 특징이다. 조작계도 직관적으로 개선됐으며, 소재 또한 소프트터치 소재와 가죽 마감이 곳곳에 적용돼 실내 품질이 한 층 높아졌다. 특히 실내 무드 조명, 앰비언트 라이트, 3열 통풍시트 등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든 편의사양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상품성 강화됐지만, 기대만큼 ‘혁신적’?
이번 쏘렌토는 디자인과 실내 구성에 많은 공을 들인 만큼, 기능적 변화보다는 ‘감성적 변화’에 더 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게 2.5 가솔린 터보, 2.2 디젤, 1.6 하이브리드 등으로 유지되며, 출력이나 연비 면에서 큰 변화는 없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완전변경 모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격만 오르고 핵심은 그대로”라는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신형 쏘렌토의 가격은 3,600만 원대에서 시작해 최상위 트림 4,500만 원이상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옵션을 추가하면 5,000만 원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유튜브 리뷰에서는 “이 정도 가격이면 제네시스 GV70 중고 모델과 고민될 수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안전 사양은 대폭 강화됐다.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은 물론, 신규 적용된 스티어링 휠 터치 감지 기능이 포함됐다. 다만 이러한 기능들 대부분은 중상위 트림 이상에서만 누릴 수 있어, 실질적인 만족감은 선택 사양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과연 ‘실속 있는 업그레이드’?
신형 쏘렌토는 디자인 완성도와 실내 품질 및 편의 사양에서 확실한 진화를 이뤄낸 모델이다. 특히 패밀리카로서의 경쟁력은 여전히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은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전무하고 가격은 높아졌다는 점에서 “조금 더 기다려볼 만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가성비 중형 SUV’라는 기존의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기엔 이제 가격이 만만치 않고, 비슷한 가격대에 수입 SUV나 프리미엄 브랜드 중고차까지 선택지가 넓어진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결국 이번 쏘렌토는 ‘혹실히 잘 다듬어진 모델’이지만, 그만큼 소비자의 눈높이도 높아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외형과 기능을 넘어선 브랜드 신뢰와 실사용 만족도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