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차에 끌려가는 내 차량이 스크래치 하나 없이 무사히 도착하길 바라는 건 당연한 걸까? 현실은 다르다. 차 고장이나 주차 위반 등으로 견인되던 도중 도색 손상은 물론, 심한 경우 견인 나사가 풀려 차량이 파손되거나 교통사고에 휘말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견인 중에 발생한 손상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는지, 어떻게 보상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몰라 수리비를 자비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가지 기본적인 절차와 증거 확보 요령만 지킨다면, 견인 중 파손에 대해서도 100%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한 방법을 지금부터 살펴보자.
견인 중 파손,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실제 견인 도중 발생한 사고 사례를 보면, 황당한 경우가 많다. 견인차가 차량을 적절하게 고정하지 않아 주행 중 차량이 미끄러져 바닥에 긁히거나, 심지어 뒤차와의 추돌 사고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견인 중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기본적으로 견인업체의 과실이 입증되면 보험을 통한 손해배상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견인 업체는 책임보험이나 운송자 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사를 통해 피해 보상이 이뤄지게 된다.
사륜구동 차량의 경우는 더 민감하다. 사륜 차량을 견인할 때는 모든 바퀴를 들어 올리는 방식(플랫베드 견인)이 원칙이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뒷바퀴를 도로에 닿게 한 채 견인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차량 구동계에 치명적인 손상이 가해진다. 문제는 이런 파손이 견인 직후 바로 드러나지 않아 운전자가 피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책임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100% 보상을 위해 꼭 챙겨야 할 것들
견인 중 파손이 의심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공업사로 빠르게 이동해 차량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다. 차량을 건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가능한 한 꼼꼼하게 전문가의 눈으로 손상 부위를 확인하고, 그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가 손을 대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차량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의성 없는 피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으며, 보험사나 업체 측에 더욱 명확한 자료로 제출할 수 있다.
또한, 견인 직전에 차량을 촬영한 사진이 있다면 더욱 유리하다. 견인되기 전의 상태와 견인 후 공업사에서 촬영한 상태를 비교하면, 파손이 견인 중에 발생했음을 쉽게 입증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사진 자료를 공업사 측 보험사에 제출하면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이때 견인 영수증, 당시 통화 내역, CCTV 영상 등 가능한 모든 자료를 함께 확보해 두면 분쟁 발생 시에도 대응이 수월하다. 다만 차주가 견인 고정 과정에 개입했을 경우, 견인 방법이 불법이거나 규정 위반이 아닐 경우, 과실 비율이 명확하지 않을 때는 보상을 받기 어렵다.
특별한 상황에서의 손해배상도 가능하다
견인업체 외에도, 공공기관 차량에 의한 손해 역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소방차가 화재 진압을 위해 차량을 밀고 진입하다 내 차량을 파손시킨 경우, 이를 어떻게 배상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해당 소방서에 민원을 제기하지만, 정확히는 소방청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이는 2018년 6월 소방기본법 개정으로 도입된 ‘강제처분 조항’에 의거한다. 현재 이로 인한 피해는 배상이 이뤄지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명확히 하고, 그 과정을 증거로 남기는 것이다. 견인이나 내가 사고 상황을 제대로 기록하고 주장할 수 있다면 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빠르게 대응하고, 필요한 자료를 꼼꼼히 모으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