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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km?”60년 동안 안 망가진 내구성 괴물 차

by 뉴오토포스트

기름차가 전기차보다 더 오래 달렸다고?

50년 넘게 하루 200km 운전했다

엔진 교체 없이 523만km... 기네스북 올라

1966_Volvo_P1800_interior_(2721299606).jpg 사진 출처 = 볼보 미디어 뉴스


1966년 미국에서 출고된 볼보 P1800S 한 대가, 무려 50년 넘게 도로 위를 달리며 누적 주행거리 523만km를 기록해 기네스북에 올랐다. 오직 한 명의 운전자가 몰아 세운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전설로 남아 있다. 전기차 시대에 접어든 오늘날에도 이 내연기관차의 기록은 여전히 회자되며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 차량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에 살았던 고등학교 과학 교사, 이르브 고든(Irv Gordon)이다. 그는 1966년 당시 약 4천 달러를 주고 볼보 P1800S를 구입했고, 그날부터 2018년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하루 평균 200km 이상을 직접 운전하며 기록을 쌓아왔다. 차량 운전이 그의 취미이자 일상이었던 셈이다.


고든은 여행을 즐기며 미국 전역을 운전했고, 차량 주행거리는 1987년 이미 1백만 마일(약 160만km)을 돌파했다. 이후 볼보 본사로부터 직접 차량 지원을 받으며 1998년에는 2백만 마일, 2013년에는 3백만 마일을 돌파해 기네스 세계 기록으로 공식 인증받았다. 그가 남긴 차량은 현재 박물관급 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기록의 비결은 ‘꾸준한 점검’과 ‘한결같은 애정’

2.jpg 사진 출처 = 볼보 미디어 뉴스


많은 이들이 놀라워하는 점은 이 차량이 주행거리 500만km를 넘기도록 한 번도 엔진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은 수십만km를 넘기면 주요 부품 교체가 필수지만, 고든의 볼보는 기본 구조에 손대지 않은 채 이 모든 거리를 달려냈다.


그 비결은 철저한 정비 습관이었다. 그는 5천km마다 엔진 오일을 교체했고, 매주 토요일이면 하부 상태를 점검했으며, 작은 소리나 진동에도 바로 정비소를 찾았다. 제조사인 볼보 역시 그의 차량 유지에 협조하며 정품 부품과 기술 지원을 제공했고, 이는 차량의 긴 생명력을 뒷받침했다.


또한 당시 볼보 P1800S는 자체 내구성 면에서도 인정받은 모델이다. 60년대 후반 볼보는 ‘탱크 같은 내구성’으로 유명세를 탔으며, 안전벨트 최초 탑재 등의 기술적 신뢰도도 높았다. 고든은 “이 차는 내 가족이며, 내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할 만큼 차량에 대한 애착도 컸다. 기계적 튼튼함과 인간의 애정이 만든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 시대에도 되새겨지는 ‘기계의 영속성’

Volvo-P1800-S-Car-1600x1144.jpg 사진 출처 = 볼보 미디어 뉴스


전 세계가 전동화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지금, 볼보 P1800S의 사례는 단순한 추억 이상의 메시지를 던진다. 바로 “차량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이다. 오늘날 수많은 전기차 브랜드가 ‘1회 충전 거리’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고든의 P1800S는 연료 효율을 넘어 ‘관리와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을 상기시킨다.


이 차량은 단지 오래 달린 자동차가 아니라, 차 한 대를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하고 가꾸는 것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실험이자 실천이었다. 애정과 꾸준한 관리가 있다면 기술의 수명은 생각보다 훨씬 길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전기차든 내연기관차든, ‘차를 대하는 태도’가 곧 차량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이 기록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는 볼 수 없는 고든의 볼보 P1800S는 미국 자동차 역사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자동차 박람회나 클래식카 전시에서 이 차량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지금도 ‘가장 이상적인 차량 관리법’의 대표 사례로 회자된다. 단순한 숫자를 넘어, 운전자와 차량 사이의 믿음과 유대가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이 기록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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