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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 못 간다”…앞에도 번호판 붙는 오토바이

by 뉴오토포스트

10월부터 시행되는 번호스티커 시범사업
현재 오토바이 번호판은 후면에만 존재
찬반 의견 팽팽하게 대립중

1558712_498980_1227.jpeg 사진 출처 = '안실련'

2024년 10월부터 오토바이에도 차량처럼 앞번호판이 생긴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최근 ‘오토바이 앞면 번호 스티커 시범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배달 등의 이유로 인한 이륜차 운행이 급증하면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도로 위 무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다.


지금까지 국내 오토바이는 차량과 달리 번호판이 뒤에만 달려 있었다. 덕분에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역주행 등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단속카메라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허점이 있었다. 특히 도심 내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오토바이의 특성상, 후면 번호판만으로는 실시간 단속이 어려웠고, 이는 곧 법망을 비웃는 무분별한 운행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앞면 번호판의 도입이다.


앞에도 번호판 붙이면

maxresdefault.jpg 사진 출처 = 유튜브 '박무혁TV'

시범 사업은 일단 번호판이 아닌 번호 스티커를 오토바이 전면에 부착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디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정 크기의 식별 가능한 스티커를 차량 앞 유리나 라이트 부근에 부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상태로 약 1년 동안 실제 교통 단속 현장에서 번호 스티커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법규 위반 감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정부는 번호 스티커 시범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장기적으로는 법령 개정을 통해 아예 오토바이 앞에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단속 효율성과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한 선진화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해외 국가에선 오토바이 전면에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의 번호판을 부착하는 방식이 법제화되어 있다.


앞번호판이 도입되면 가장 크게 변화하는 건 자동 단속 시스템의 범위다. 신호 위반이나 과속 단속 카메라가 앞면 촬영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에는 식별되지 않던 오토바이의 위반 행위도 훨씬 쉽게 적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시내 곳곳의 교차로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빠르게 빠져나가던 행태가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용자들 반발도 적지 않아

Depositphotos_82991522_L.jpg 사진 출처 = 유튜브 '박무혁TV'

하지만 모든 운전자가 이를 반기는 건 아니다. 특히 배달 업계 종사자들과 오토바이 운전자들 사이에선 “이해는 되지만 현실을 모른다”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법을 지키는 게 맞지만, 스티커가 바람에 날아가거나 쉽게 떨어지면 오히려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앞번호판을 부착 안 하는 이유가 안전상의 이유도 있는데, 기술적으로 제대로 된 부착 방식부터 고민해야 한다”라고도 말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앞번호판이 도입되면 배달업계에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도심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인데, 단속 강화로 인해 신속한 배달이라는 장점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냥 앞으로는 음식 식는 거 감수하라는 말이냐”, “속도 좀 냈다고 바로 단속되면 기사라는 직업이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시범 사업은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통질서의 선진화를 위한 실험”이라고 강조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장기적으로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빨리 도입하라는 목소리도 존재

Gemini_Generated_Image_a9ihu2a9ihu2a9ih-1.png 사진 출처 = 'AI 생성'

반대로 앞번호판 도입을 전면 시행하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보행자 단체나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너무 늦었다”라는 입장이다. 차량과 다르게 신호 위반이나 인도 주행에 대해 단속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오토바이 사고가 잦은 현실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감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번호판이 찍히지 않아 가해자를 찾기 어렵기도 하여, 이러한 ‘뺑소니’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이륜차 관련 교통사고는 전체 사고 중 10% 이상을 차지하며, 치사율도 승용차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갈린다. SNS에서는 “이제라도 붙여야 한다”, “법을 어기지 않으면 아무 문제 없는 일”이라는 의견과 함께, “이러다 자전거에도 번호판 붙이겠다”, “억울하게 찍힐 수도 있다”라는 우려가 혼재되어 있다. 사회 전반의 인식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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