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어타이어 아니었어?

by 뉴오토포스트

고장인 줄 알았던 뜬 바퀴
사실은 돈 버는 장치?
바퀴 들린 트럭의 정체는 가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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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현대차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대형 화물트럭의 바퀴 중 일부가 공중에 붕 떠 있는 기이한 광경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많은 운전자들은 이를 보고 ‘스페어타이어를 저렇게 달고 다니나?’, ‘혹시 차가 고장 난 건 아닐까?’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하지만 이 공중에 뜬 바퀴의 정체는 스페어타이어나 고장이 아닌, 최첨단 기술이 숨겨진 매우 중요한 기능적 장치다.

도로 위 ‘미스터리’로 불리는 이 바퀴의 정확한 명칭은 바로 ‘가변축(可變軸)’ 또는 ‘리프트 액슬(Lift Axle)’이다. 화물의 무게에 따라 바퀴를 내리거나 올리며 법규 준수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화물차 기사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똑똑한 장치인 셈이다. 오늘은 도로 위 ‘바퀴 들린 트럭’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자세히 파헤쳐 본다.

하중 분산으로 도로를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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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유튜브 대원트럭'

가변축의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하중 분산’이다. 수십 톤에 달하는 무거운 화물을 실었을 때, 운전자는 버튼이나 스위치를 조작해 공중에 떠 있던 가변축을 아래로 내린다. 이렇게 지면에 닿는 바퀴(축)의 수를 늘리면, 차량의 총 무게가 여러 바퀴로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기능이 필수적인 이유는 바로 도로법규 때문이다. 대한민국 도로법은 교량 파손과 도로 파손을 막기 위해 차량의 축 하나당 걸리는 무게(축중)를 10톤 이하로, 총중량은 40톤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만약 2개의 축을 가진 트럭이 25톤의 짐을 싣는다면, 각 축에 12.5톤의 무게가 실려 과적 단속에 걸리게 된다. 하지만 이때 가변축을 내려 축을 3개로 만들면, 각 축에 걸리는 무게는 약 8.3톤으로 줄어들어 합법적인 운행이 가능해진다.

결국 가변축을 내리는 행위는 과적 단속을 피하는 합법적인 방법이자, 과도한 무게로 인해 도로가 파손되는 것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원래 가변축은 이러한 도로 보호 목적으로 1998년 국내에 도입되었다.

효율 증대로 돈을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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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현대차

그렇다면 반대로 짐을 모두 내린 빈 차(공차) 상태에서는 왜 바퀴를 다시 들어 올리는 것일까? 이는 전적으로 ‘운행 효율’과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바퀴가 지면에 많이 닿을수록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 즉 ‘구름 저항(Rolling Resistance)’이 커진다. 불필요한 저항은 곧 연비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짐이 없어 하중을 분산시킬 필요가 없을 때는 가변축을 들어 올려 불필요한 마찰을 줄임으로써 연비를 높이는 것이다. 하루 수백 킬로미터를 운행하는 화물차 기사에게 연비는 곧 수입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또한, 지면에 닿지 않는 바퀴는 당연히 마모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타이어 마모를 막아 교체 주기를 늘리고, 브레이크 등 관련 부품의 수명을 연장시켜 유지보수 비용을 아끼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가변축은 화물차 기사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효자 장치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법규상 축을 추가하면 더 많은 화물을 합법적으로 실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화물차들이 출고 후 비용을 들여 가변축을 추가로 장착하고 있다.

경제성이 낳은 도로 위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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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현대차

도로 위를 달리던 ‘바퀴 들린 트럭’은 더 이상 미스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과적 단속 기준이라는 법규를 준수하고, 소중한 사회기반시설인 도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연비 향상과 유지비 절감이라는 경제적 이익까지 추구하는 운송업계의 지혜가 낳은 산물이다.

이제 고속도로에서 공중에 뜬 바퀴를 보게 된다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대신 ‘아, 지금은 짐이 없어서 연비 주행 중이시구나’라고 이해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속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과학과 경제의 원리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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