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샤오미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으로 ‘대륙의 실수’ 신화를 썼던 샤오미. 이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첫 전기 SUV ‘YU7’은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 자동차 업계를 다시 한번 충격에 빠뜨렸다. 파격적인 가격과 성능으로 무장한 YU7은 사전 주문 폭주 사태를 빚으며 단숨에 ‘국민 차’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 놀라운 성공 뒤에는, 경쟁자인 테슬라를 철저히 해부하고 학습한 샤오미만의 ‘역설계(리버스 엔지니어링)’ 전략이 숨어있었다는 사실이 샤오미 CEO 레이쥔의 입을 통해 직접 밝혀졌다.
‘최고에게 배워 최고를 만들겠다’는 샤오미의 노골적이면서도 영리한 전략은 과연 단순한 모방일까, 아니면 후발주자가 시장을 뒤흔드는 새로운 혁신의 방식일까.
사진 출처 = 샤오미
샤오미 YU7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학습’에 있었다. 샤오미의 창업자이자 CEO인 레이쥔은 최근 베이징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YU7 개발 과정을 설명하며, 경쟁 모델, 특히 전기차 시장의 ‘교과서’로 불리는 테슬라 모델 Y를 철저히 분석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올해 초 모델 Y 3대를 직접 구입해 부품 하나하나까지 분해하며 철저히 연구했다”고 구체적인 과정까지 스스럼없이 공개했다.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는 모델 Y와 YU7을 나란히 비교하는 자료가 띄워졌고, 레이쥔 CEO는 “모델 Y 부품을 하나하나 분해하고 모든 구성 요소를 하나하나 연구했다”며 YU7 개발 과정 곳곳에 테슬라의 기술과 노하우가 깊숙이 녹아들어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심지어 그는 “YU7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모델 Y는 고려할 만하다. 매우 뛰어난 차”라고 경쟁 모델을 칭찬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이러한 ‘대놓고 벤치마킹’ 전략은 샤오미에게 두 가지 강력한 무기를 쥐여주었다. 첫째, 신차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선두 주자의 기술을 학습하고 적용함으로써,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단기간에 완성도 높은 차량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둘째, 단기간에 경쟁력 있는 성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후발주자로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개발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이미 입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강점(IT 기술, 사용자 경험 등)을 더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사진 출처 = 샤오미
샤오미의 전략은 시장에서 제대로 통했다. 지난 6월 말 중국 시장에 공식 출시된 YU7은 공개 3분 만에 사전 주문 20만 대를 돌파했고, 24시간 내에는 24만 대 이상이 몰리는 등 폭발적인 초기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는 샤오미가 단순한 ‘카피캣’을 넘어, 시장이 원하는 성능과 가격, 그리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까지 갖춘 경쟁자임을 증명한 결과다.
특히 샤오미는 단순히 테슬라를 따라 하는 것을 넘어, 일부 영역에서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고 자신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충전 속도’다. 샤오미는 YU7이 급속 충전 기준으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단 13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는 동일 조건에서 약 18분 이상 소요되는 테슬라 모델 Y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테슬라에게 배웠지만, 이제는 우리가 더 낫다’는 기술적 자신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샤오미, 샤오펑, 니오 등 강력한 토종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 관련 기술 분야에서는 중요한 기준점이자 벤치마킹 대상이다. 이런 점에서 샤오미가 테슬라의 기술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학습하여 신차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대등하거나 일부 능가하는 성능을 확보, 단기간에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린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샤오미
샤오미 YU7의 성공 사례는 모방과 혁신의 경계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비록 시작은 ‘따라하기’였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강점을 더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낸다면 그것 역시 혁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샤오미의 성공이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제 중국 전기차는 단순히 ‘저렴한 대안’이 아닌, 기술과 성능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존재가 되었다. 샤오미의 성공적인 ‘벤치마킹’ 전략은 앞으로 더 많은 후발주자들이 따르게 될 새로운 성공 방정식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