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인데 안 써?” 운전자들이 가장 몰랐던 것 1위는

by 뉴오토포스트

히터 틀면 연비 하락?
엔진 폐열 쓰는 공짜 난방
겨울철 연비, 진짜 범인은…


11월, 쌀쌀한 바람이 차창을 파고들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히터 버튼으로 손을 가져가려다, 문득 망설인다. ‘아, 히터 틀면 기름 더 먹지.’ 에어컨처럼 히터 역시 연비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확신하고,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추위에 벌벌 떨며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은근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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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GM

하지만 만약, 이 모든 것이 운전자들이 가장 흔하게 속는 ‘최악의 가짜 상식’ 1위라면 어떻겠는가? 당신이 기름값을 아낀다고 생각하며 참아왔던 그 히터가, 사실은 10시간을 틀어도 기름 한 방울 더 쓰지 않는 공짜 기능이었다면 말이다.

내연기관차 히터는 ‘공짜 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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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우리는 왜 히터가 연비를 떨어뜨린다고 믿게 되었을까? 이는 ‘에어컨’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여름철 에어컨(A/C) 버튼을 누르면, 엔진룸의 ‘컴프레서’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 컴프레서는 엔진의 동력 벨트에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작동하는 순간 엔진에 부하를 주게 된다. 즉, 차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의 일부를 에어컨이 빼앗아 쓰는 셈이다. 당연히 연비는 떨어진다.

많은 운전자들이 이 경험을 바탕으로, ‘공조장치 = 연비 하락’이라는 단순한 공식을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히터는 에어컨과 작동 원리 자체가 180도 다르다.

자동차의 내연기관은 거대한 ‘열 덩어리’다. 연료를 폭발시켜 동력을 얻는 과정에서 엄청난 ‘폐열’이 발생한다. 이 열을 식히지 못하면 엔진이 녹아 붙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냉각수’가 순환하며 엔진의 열을 강제로 식혀주는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히터는 바로 이 엔진에서 이미 발생하여 어차피 버려질 폐열을 재활용하는, 지극히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장치다. 운전자가 히터 버튼을 누르면, 뜨거워진 냉각수 중 일부가 실내의 ‘히터 코어’라는 작은 라디에이터로 흘러 들어간다. 그리고 ‘블로워 팬’이 이 뜨거운 히터 코어를 향해 바람을 불어, 따뜻한 공기를 실내로 밀어 넣어주는 것이 전부다.

즉, 히터를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추가적인 동력은 오직 ‘바람을 부는 팬’을 돌릴 전기뿐이다. 이는 차량의 전조등 하나를 켜는 것보다도 훨씬 적은 전력 소모이며, 엔진에 주는 부하는 ‘0’에 가깝다.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은 히터를 1시간 내내 최고 단수로 틀어도 연비 하락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공짜 난방’이라는 말이 조금의 과장도 아닌 셈이다.

전기차는 예외, 겨울철 연비 도둑의 ‘진짜 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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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제네시스

물론, 이 ‘공짜 난방’의 법칙에도 치명적인 예외가 하나 존재한다. 전기차에는 뜨거운 엔진, 즉 ‘폐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난방을 하려면, 집에서 쓰는 전기장판이나 헤어드라이어처럼, 소중한 배터리의 전기를 직접 끌어다 열선을 데우는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배터리 전력을 어마어마하게 소모하는 주범이며,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거리(전비)가 급감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러면 많은 운전자들이 “히터를 켜니 연비가 떨어졌다”고 오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원인’과 ‘결과’를 착각했기 때문이다. 겨울철 연비가 떨어지는 진짜 원인은 바로 ‘냉각수온’이다. 자동차 엔진은 차가운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성능을 내지 못한다. 엔진오일의 점도가 높아져 저항이 커지고, 연료가 제대로 기화하지 못해 불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이 때문에 차량의 ECU(전자제어장치)는 시동 직후, 엔진을 최대한 빨리 정상 작동 온도(약 90~100℃)로 데우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연료를 분사하도록 명령한다. 이것이 바로 겨울철 아침, RPM이 높게 유지되며 연비가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다. 운전자는 추워서 시동을 걸자마자 히터를 켜고, 계기판에 찍히는 낮은 연비를 보며 “역시 히터가 기름 도둑이네”라고 오해하지만, 사실은 히터와 상관없이 ‘차가운 엔진을 데우는 과정’ 자체가 연료를 소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름값 무서워 떠는 당신, 혹시 ‘가짜 상식’에 속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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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기아

이제 ‘히터=연비 도둑’이라는 수십 년 묵은 ‘가짜 상식’은 버려야 한다. 당신이 만약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행한다면, 히터는 당신의 연비에 1%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짜’ 혜택이다. 기름값 아낀다고 추위에 떨며 운전하는 것은, 수백만 원짜리 미션 수명을 갉아먹는 ‘N단 변속’만큼이나 어리석은 ‘자해 행위’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히터가 연비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안전’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장시간 히터를 사용하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줄이고 ‘졸음운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연기관차 오너라면, 기름값 걱정은 1도 하지 말고 히터를 마음껏 사용해도 상관없다. 대신, 최소 30분에 한 번씩 1~2분 정도 창문을 열어 주기적인 환기를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차의 ‘공짜 기능’을 가장 현명하고 안전하게 누리는 최고의 운전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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