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 말은 젊음의 고뇌와 희망을 담고 있지만, 오십을 넘긴 지금의 나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한 공허함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늘 비례했다. 나는 이러한 마음의 원인과 해결책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했을 뿐, 정작 내 마음은 돌보지 못했다.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는 나의 숨겨진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주었다.
저자의 한 문장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우리가 일정한 삶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자신이 행복한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어느 정도 불행한 존재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것을 알아내려 하기보다는 그냥 그대로 묻어두는 편을 택한다.” 이 말은 나에게 그대로 적용되었다. 내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행복에 감사할 줄 모르고, 갖고 있지 않은 것들만 쫓으며 부정적인 생각들(9할은 쓸데없는 걱정)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속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 걸음씩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티스트 웨이>의 공감 가는 말들에 밑줄을 긋고 실천하기 시작하자 나의 일상에도 작은 변화가 생겨났다.
첫째, <아티스트 웨이>에서 강조하는 모닝 페이지의 실천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이른 아침 고요하게 나와 마주하는 시간은 무엇보다 값지다. 아이디어와 감정을 정리하기에 유용했다. 익숙하지 않아 때때로 멈추기도 했었던 초기의 불편함이 이제는 나를 이끌어주는 하나의 루틴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끈기를 끌어내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었다.
둘째, 진정한 변화를 위해 러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매일 숨 가쁘게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 체력을 바탕으로 건강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이 간단한 진리를 깨달았다. 매일 작은 발걸음으로 자신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운동화 끈을 묶고 달릴 때마다, 나는 나의 심장이 뛰는 것과 동시에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게 된다.
셋째,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집중력이 생겨나고 있다. 게으름에 대한 변명 대신 작은 실천에 익숙해지고 있다. 모닝 페이지와 100일 쓰기 프로젝트는 내 안의 발화성을 자극하며 나를 한 발짝 더 나아가게 한다. 또한, 공간을 바로바로 정리하고 감사하는 마음과 나만의 시간을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일들로 가꿔나가고 있다.
넷째, 미움받을 용기가 생겼다. 타인의 의견에 따르거나 결정권을 주던 모습에서 벗어나 내 생각을 먼저 존중하게 되었다. 감정과 의견을 진솔하게 표현하며 스스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 요즘 나답게 살고 있는 내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자기 파괴의 주범인 회의감을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다양한 감정과 환경을 인식하고 긍정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는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뿐만 아니라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아티스트 웨이>를 권하고 함께 실천하자고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 내면이 어린 아티스트이지만, 해 보니 참 좋다고 이 책을 통해 얻은 경험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자꾸 얘기하게 된다. <아티스트 웨이> 여정을 통해 서로가 힘이 되어주고 연대감을 느끼고 응원해 준다는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따뜻한 미소가 번진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며 자아를 완성해 나가는 이 여정이 앞으로의 삶에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언젠가 팔십, 구십 세가 되어도 여전히 창조적인 할머니로서 주변과 함께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오십 대에 처음 만난 <아티스트 웨이>가 내 삶에서 신이 부린 작은 요술처럼 느껴질 그날을 기다리며, 지금의 과정들이 더욱 소중하다. 그래서 이번 여정이 단순히 자기 탐색에 그치지 않고, 작게나마 함께 나누는 창조적 힘이 세상에 퍼져나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