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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화 Sep 13. 2016

여행을 풍요롭게 하는 배경지식

걸어서 세계속으로(오스트리아 편) 2015년 9월 기록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걸어서 세계속으로-오스트리아편』을 보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매우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현장에서 관광객의 발걸음으로 걸어가듯 촬영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진짜 그곳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래서 한 시간 가량을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할 수 있었다.   

  

올 초 연수로 다녀온 오스트리아를 다시 한번 기억나게 했으나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꽤 유익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내가 여행하려는 나라를 얼마만큼 공부하고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했는가에 따라 그 여행의 질이 결정될 터이지만 가끔은 준비되지 않은 채로, 즉흥적인 감각에 의존해 발걸음 닿는 대로 떠나는 여행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든 생각은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배경 지식이 얼마나 여행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었다. 보면 궁금하고 궁금할수록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오스트리아의 잘 정비된 역사 유적지와 시가지 건물, 그리고 유명 인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와 정보의 향연은 순간순간 자극이 되어 내 머리를 풀가동하게 만들었다. 

유럽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역사 속에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다는 것이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억지로 암기하는 공부가 아니라 눈앞에 있는 것들에 대한 감탄과 경외감으로 내가 궁금하고 알고 싶어서 알아가는 공부. 그 계기를 마련해주고 자연스럽게 나를 이끌어주는 그 마력 말이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과거 오스트리아를 통치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와 귀족들은 빈에 거주하며 많은 예술가들을 지원했다고 한다. 때문에 예술가들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으로 모여들어 활발한 예술 활동 끝에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 수많은 음악가들을 배출해낼 수 있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위용을 지나치고서는 그곳의 많은 그림과 문화재를 이해하기란 무리가 있을 정도로 왕가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그러나 아무리 오스트리아가 문화예술인의 도시였다고 해도 이번 다큐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지방 소도시 잘츠부르크에 대한 소개였다. 모차르트의 출생지이기도 한 잘츠부르크는 '소금의 산'이라는 뜻으로 약 3천 년 전부터 소금 채굴을 시작했던 도시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었다는 ‘잘츠웰텐 소금광산’과 ‘할슈타트 소금광산’을 찾아가 오래전 도시경제의 기반이 되었던 잘츠부르크의 소금 채굴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은 지적 호기심에 대한 해갈을 주었다. 또한, ‘그뢰딕 마을’에서 벌이는 조금 독특한 귀신 축제 체험은 일본의 마츠리(축제) 문화를 생각나게 해 잠시 동·서 문화권에 대한 비교에 잠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최근 영화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에서도 빈 국립오페라극장이 배경으로 등장해 매우 반갑고 들뜨는 기분이었는데 이렇게 연이어 다큐까지 한 편 보고 나니 직접 그곳에 갔을 때보다 오스트리아에 대해 한층 더 알게 된 기분이 들었다. 


그 많은 유럽 국가 중에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이 태반이고 앞으로도 가고 싶은 곳이 넘치는 지금, 앞으로 내가 갈 수 있는 기회는 한정되어 몇 곳을 추려야 한다 해도 어쩌면 나는 그 선택 속에 오스트리아를 다시 넣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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