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선택

다섯 살 이야기

by 유화

아기 때부터 몇 해간 그 곳에서 매년 여름을 보낸 아이는 본격적인 이주를 앞두고 조금은 다른 의미로 구례를 방문했다. 자신이 당분간 지내게 될 지역에서, 기존 어린이집과는 다른 유치원을 방문해 둘러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어쩐 일인지 아이는 그 곳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 결과론적인 변명일 수도 있지만 아이가 싫다고 하면 시골에 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냇가 옆의 마당이 있는 집보다도, 형아들이랑 누나들이 있는 새로운 유치원보다도 시골살기를 결심시킨 장본인은 다름 아닌 뽀얗고, 까만 강아지 두 마리였다. 아이는 내 강아지라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영화의 주인공이름을 그 둘에게 공평에게 나눠주었다. 흰둥이에겐 ‘헬로’, 검둥이에겐 ‘카봇’이라고. 시골에 빨리 보내달라고 보채는 아이는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이 어떤 건지 알고는 있기나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