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매주 금요일 가장 중요한 일과 중 하나는 오후에는 조퇴를 하겠다고 근태계를 올리는 일이다. 구례로 향하는 차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기안과 동시에 그전에 업무를 맞춰야 하는 긴장감으로 혼자 심장이 쫄깃해진다. 왠지 주변 사람들에게 허둥대거나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진 않다. 그래서 평소와 다름없는 듯 조금 타이트하게 업무를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는 지하 주차장에 세워 둔 차에서 전날 싸 둔 짐을 들고 유유히 회사를 빠져나온다. 머릿속은 상쾌하고 발걸음은 가볍다. 지난 한 주는 열심히 살았고, 이제 아들을 보러 갈 시간이다. 오늘은 그것만 생각한다. 초반 어긋나고 삐걱거리던 일정이 조율되고 연습된 동선과 소요시간 배열로 어디 하나 낭비되지 않는 스케줄을 완성했다. 언젠가 잠시 머물었던 공간이 좋았다고 그곳을 매번 주기적으로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자연 속에서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는 멋진 곳에 내 공간이 만들어졌다. 아이는 매일매일 자라고 있고 나는 여행하듯 삶을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