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부재

다섯 살 이야기

by 유화

엄마와도 떨어져 지내고 아빠마저도 멀리 보낸 아이가 아빠와 통화하다 느닷없이 ‘아빠 지금 와서 나랑 놀아주면 안 돼요?’라고 말해 아빠를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그 말을 전하던 남편의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갑갑해졌다는데, 이러니 남편도 나도 마음이 너덜너덜, 멀쩡할 수가 없다. 잠시 영상통화 화면에서 시선을 돌려 멍하니 생각이 많아졌다. 시골집 마당을 자유롭게 뛰어노는 아이를 보며 너를 여기 보내길 참 잘했다 싶었는데 다른 사람에게라도 아빠라는 호칭을 부르고 싶다며 그 부재를 스스로 채워나가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지 또다시 고민이 깊어지는 순간이다. 어떻게든 아빠를 아이와 함께 구례에 눌러 앉혔어야 하는 건데, 그 무슨 넓은 아량과 이해로 가고 싶단 곳에 가게 한 것인지 그 결정이 어린 너에게만은 큰 죄가 된 듯싶어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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