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과 겉멋

사는 이야기

by 유화

읍내 마트에서 아이 간식을 구입하고 다른 식구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의 장바구니가 눈에 들어온다. 바쁜 듯 신속한 발걸음으로 끌고 가는 캐리어 위에 크림빵 세 개가 얹혀있었다. 다른 부식거리를 사는 김에 구매하셨을 그 빵은 흡사 할머니의 취미이자 나름의 사치품처럼 보였다. 어릴 적 동네슈퍼에서나 보던 그 빵이 나에겐 참으로 낯설어 보였고, 사실 무슨 맛으로 먹을까 싶은 건방진 생각까지 들었다. 요새 나는 무슨 빵집의 이름난 단팥빵이나 무슨 베이커리의 야채가 가득 든 베이글 샌드위치만을 찾던 중이었다. 아이와 헤어지고 터미널에 도착해 버스 안에서 요기할 간식거리를 챙기기 위해 식당에 들렀다. 마침 김밥은 떨어졌다는 말에 발걸음을리던 중 우연히 건너편 슈퍼마켓 가판대에서 그 크림빵이 눈에 들어왔다. 평생 먹을 일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 빵을 뭔가에 홀린 듯 집어 든 나는 그냥 가지고만 있다 정말 허기지면 조금 먹고 말아야지, 싶었는데 자리를 잡고 앉은자리에서 뭐에 홀린 듯 빵 봉지를 뜯었고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 어쩐 일인지 마트에서 뵌 할머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수준 높은 그분의 취향에 바로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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