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이야기
아이가 구례에 내려 간지 한 달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나는 짐을 풀자마자 제일 먼저 아이의 바지단을 무릎 위까지 바짝 끌어올렸다. 아침마다 전해지는 문자 메시지의 안부는 늘 아이가 어제 저녁에 긁지 않고 편히 잤다는 내용으로 시작했고 피부도 조금씩 회복이 되고 있다고 해서 기대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들의 종아리 뒤쪽은 내려갈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내 눈을 의심케 했다. 마음이 동요되었다. 조금 괜찮아지더니 다시 그렇더라는 말씀에 순간 아차 싶었다. 누구의 탓도 아니었고, 더욱이 내가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기에 혹여라도 동요된 마음이 전해질까 싶어 조심히 아이 옷매무새를 단정히 했다. 무언가 주객이 전도된 듯한 모습을 보인 듯해 너무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한달이란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구나 느낀 이후로 또다시 2주가 지났고, 나는 거짓말처럼 매끈하게 새살이 돋은 아이의 피부와 마주했다.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좋아지겠죠’ 무겁게 내리 깔은 내 말투 때문이었는지 두 분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순천에 있는 큰 병원에 찾아가시려 했었다고 고백하셨다. 그리곤 ‘정말 다행이지 뭐’ 라며 해맑게 웃으셨다. 나는 기쁨인지 미안함인지 고마움인지 모를 감정에 함부로 울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