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이야기
“엄마는 맨날 나 놓고 가잖아” 갑작스러운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의 시골생활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적응을 무척 잘하고 있다고, 무슨 아이가 부모를 찾지도 않는다며 웃으면서 말을 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시점이라 그 충격은 더 컸다. 엄마는 너를 떼어놓은 것이 아니라 최선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고 설명해봤지만 듣고 있는 아이보다 말하는 내가 더 납득이 되질 않았다. 어떤 말을 갖다 붙여도 아들 말은 사실이었고 그 어떤 변명에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엄마를 기차역에 내려주고 뒤도 안 돌아보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아이를 보며 울컥! 뜨거운 것이 올라왔지만 아이를 놓고 돌아서던 그 처음 날처럼 나는 멀쩡했다.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 늘 아이를 내 소유물로 여기지 않겠노라고, 손님처럼 대하겠다고 다짐했었다. 먼 훗날을 두고 하는 다짐은, 마음은 어렵지 않았는데 당장 눈앞에 선 이별은 생각보다 버겁다.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가족입니다.’ 엄마가 가르쳐준 말을 따라 하던 아이는 엄마와 짧은 만남과 작별을 반복하며 헤어짐을 연습하고 있다.